이태원 참사 4주기, 추모의 약속이 안전의 제도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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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4주기, 추모의 약속이 안전의 제도가 되려면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남은 의문이 없도록 진실을 밝히고, 안전사고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참사 앞에서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은 애도의 말을 넘어, 왜 시민들이 보호받지 못했는지를 끝까지 확인하는 일이다.
시간이 흐르면 참사는 과거의 사건으로 밀려나기 쉽다. 그러나 유가족에게는 날짜가 지나도 끝나지 않는 상실이며, 생존자와 현장 관계자에게도 기억은 현재진행형일 수 있다. 추모식은 슬픔을 되새기는 행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희생된 이들의 삶을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사회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바꿨는지 점검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진실규명은 책임자를 찾는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 다만 그것은 정치적 유불리를 가르는 구호가 아니라, 공적 시스템의 실패가 어디에서 시작됐고 어떤 판단과 대응이 부족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사실이 충분히 밝혀져야 유가족은 국가가 자신의 질문을 외면하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고, 시민도 앞으로의 안전 대책을 신뢰할 근거를 갖게 된다.
재발 방지 역시 선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많은 인파가 모이는 축제·공연·도심 행사에서 누가 위험을 예측하고, 어떤 기관이 현장을 조정하며, 위기 신호가 들어왔을 때 누가 즉시 행동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현장 인력과 통신 체계, 군중 흐름 관리, 응급 대응과 정보 공유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호주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이 문제는 먼 나라의 뉴스만은 아니다. 시드니와 멜버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는 새해맞이 행사, 불꽃축제, 스포츠 경기, 문화축제처럼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일이 잦다. 행사장에서는 안내 표지와 경찰·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르고, 이동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좁아지거나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밀리는 상황이 보이면 무리하게 진입하지 않는 판단이 필요하다. 동행자와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하고 휴대전화 연락이 어려운 상황까지 대비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시민 개인의 주의만 강조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위험한 환경에서는 개인이 아무리 조심해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진다. 그래서 공공기관과 주최 측의 예방 책임, 현장의 전문적 판단, 구조 체계의 신속성이 더 중요하다. 안전은 운이 좋은 날에만 유지되는 상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준비가 축적될 때 지켜지는 공공의 권리다.
4주기의 약속은 이제 기록과 제도, 훈련과 책임으로 증명돼야 한다. 추모의 의미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사회는 같은 위험 앞에서 다음 시민을 더 잘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의문을 남기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지는지, 시민이 꾸준히 지켜보는 일 또한 기억의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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