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 의료진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제도화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경찰의 응급실 압수수색으로 논란이 일어난 아주대병원에서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인 이지숙 센터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와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들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응급실의 안전한 진료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수사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응급실이 결코 성역이 아니며, 진료 과정에 확인이 필요할 경우 경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응급실은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인 만큼, 수사 과정에서도 진료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응급실의 모든 처방과 기록이 전산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입력되고 수정 내역이 남는다고 설명하며, 수사관들이 진료 공간에 직접 들어오지 않더라도 CCTV와 전산 기록, 부검 등을 통해 진료 과정과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수사 가이드라인에 세 가지 원칙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첫째,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치료하는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 사전 협의와 법원의 영장 심사 과정에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요구했다. 둘째, 임의제출이나 자발적 협조로 확보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해 무분별하게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환자 사망에 따른 경위 확인 과정에서 응급실을 범죄 현장처럼 취급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지숙 센터장은 기자회견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많은 고민과 고충이 있었음을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의료진의 사직 움직임을 '집단 사직'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며, 현재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모든 환자를 정상적으로 진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 고위 관계자들이 아주대병원을 방문해 사과했지만, 압수수색이 불가피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경찰과 과학수사대가 의료인의 동의 없이 진료 현장에 들어온 이유와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되고 집행된 경위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정부가 마련 중인 수사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11월 말까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소아응급 의료진의 신규 지원과 재계약 일정 등을 고려해 시한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도균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협의회 회장은 현재 일하고 있는 소아응급 의료진들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빠른 시일 내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학회는 경찰과 대립하거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이 아니며,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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