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약 개발에 있어 병원에 쌓인 진료기록이 중요한 데이터로 주목받고 있다. 같은 약을 사용하더라도 환자마다 호전되는 정도가 다르고, 일부는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함께 치료 이력 및 몸 상태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의 남진우 교수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바이오데이터법 제정 토론회에서 "실험 데이터만으로는 환자의 복합 부작용을 예측할 수 없고, 진료 데이터만으로는 분자 기전을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약물이 작용할 후보 표적을 찾더라도, 실제 환자의 질병 경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수집된 모든 진료기록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관마다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용 승인을 받아야 하며, 환자의 민감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남 교수는 데이터 이용 범위가 변경될 때마다 심의를 반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병원 역시 비용과 책임 부담이 따른다.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정리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며, 제공 이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책임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데이터 활용의 위험과 비용이 개인과 병원에 부담되는 반면, 이익은 기업과 연구자, 사회 전체에 분산되는 구조가 활용 부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하여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과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지난해 12월 '바이오데이터법'을 공동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기관별로 흩어진 데이터의 통합 활용과 표준화, AI 바이오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관계 부처는 데이터 활용 절차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것과 연구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는 두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진료 목적으로 수집한 민감정보를 연구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데이터 활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연구 승인 이후에도 정보 보호가 지속되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유소영 교수는 위험 수준에 따라 심의 부담을 달리하고, 승인된 계획대로 연구가 진행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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