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응급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이는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에서의 압수수색 이후 해당 병원 전문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소아응급의료현장에 위기감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요구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며, 의료계는 경찰과 병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응급실 수사 절차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 의협은 최근 보건복지부에 '의료기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정리해 보냈다. 특히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의료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은 예외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질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정부와 경찰이 함께 추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대한소아응급의학회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협의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치료하는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 사전 협의와 법원의 영장 심사 과정에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제도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응급실에서 수사관이 진료공간에 직접 들어오지 않더라도 CCTV와 전산기록, 부검을 통해 진료 과정과 원인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임의제출 가능한 자료에 대해 무분별하게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경찰청과 함께 의료기관 수사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며, 의료계도 해외 사례를 검토하며 협의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응급실의 특수성을 고려해 병원과 경찰이 별도의 수사 절차를 마련한 사례가 있다. 2017년 유타대병원에서 경찰의 채혈 요구를 거부한 간호사가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해당 병원과 지역 경찰은 응급실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수사 절차를 마련했다.
영국에서도 중대 의료사고 조사에 대한 기준이 제시된 바 있으며, 의료진의 범죄 혐의가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중대 의료사고에서 두 곳 이상의 기관이 병행 조사를 해야 할 경우, 각 기관의 조사와 정보 공유를 조율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국내 의료계의 요구가 수사 가이드라인에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소아응급의료계는 정부가 마련 중인 수사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11월 말까지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도균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협의회 회장은 이러한 사태가 후배 의료진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음 주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만나 필수의료 분야 수사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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