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회사인 삼성전자 세메스에서 주 52시간 노동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강제로 삭제하거나 '셀프 삭감'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세메스 노동조합은 '국정감사 세메스 52시간 초과 및 근태 삭제 지적·연장수당 환급 신고 안내'라는 제목의 내부 공지글을 발표했다. 노조는 국회 종합감사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을 통해 사측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초과 및 인사팀의 근태 기록 임의 삭제 의혹이 공론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연장근로수당 환급 신고 절차를 안내했다.
공지글에서는 "그동안 현장에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기록이 인사팀에 의해 삭제되는 등 심각한 노동권 침해가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3년 이내에 인사팀 등에 의해 부당하게 삭제된 근로시간이 있다면 고용노동부 신고 절차를 통해 조사·확인을 거쳐 정당한 연장근로수당을 되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종합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사팀은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한 노동자들의 근태 기록을 사내 시스템에서 임의로 삭제해왔다. 특정 노동자의 경우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동안 하루 최대 10시간, 총 44시간이 넘는 실근무시간이 강제로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팀은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근무시간이 초과하면 '제외(시간)'로 넣어달라", "근무시간이 과한 날짜로 나눠서 입력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해외 출장을 다녀온 한 직원은 '52시간 초과자' 메일을 받고 자진해서 근무시간을 삭제한 사례도 있었다.
노조 측에 따르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인규 세메스 노조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내 인사팀은 물론 부서장과 선배급까지 나서 자진해서 근무 시간을 지우라고 유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근무 기록 삭제 관행이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으며, 2022년의 일을 제보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개별 조합원들의 피해 입증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당국의 즉각적인 현장 조사 등을 요청했다. 그는 "현장 노동자 대다수는 회사로부터 받을 인사상 불이익과 신원 노출을 우려해 적극적인 제보나 실명 신고를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대응 인력의 업무량 증가를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주 60시간 근로가 가능한 '특별연장근로' 신청을 추진하는 사내 공지를 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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