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버거움은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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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버거움은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다

호주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점점 더 개인의 체력과 절약 습관에 맡겨진 과제가 되고 있다. 양육 옹호자 조지 덴트가 국가언론클럽 연설에서 던진 문제 제기는 그래서 가볍지 않다. 수백만 가정이 느끼는 양육의 압박을 부모 개인의 준비 부족이나 생활관리 실패로 볼 것이 아니라, 가족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정책의 결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두 자녀를 키우는 데 연간 약 3만7,000달러가 든다는 추산은 많은 가정이 이미 체감하는 현실과 닿아 있다. 주거비와 식비, 교육 관련 지출, 돌봄 비용, 교통비가 함께 오르는 상황에서 ‘아이를 위해 조금 더 아끼면 된다’는 말은 충분한 답이 되기 어렵다. 부모가 일을 계속하려면 돌봄이 필요하고, 돌봄을 이용하려면 다시 상당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이 문제를 개인의 선택으로만 해석하면 부모에게는 상반된 요구가 동시에 쏟아진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유지하라는 요구와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쓰라는 요구가 그것이다. 특히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 불규칙한 근무를 하는 가정은 시간과 비용의 빈틈을 스스로 메워야 한다. 가족이나 지역사회 지원망이 약한 이들에게 양육은 일상의 계획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위험이 된다.
덴트가 말한 ‘육아 사막’은 돌봄의 공백이 넓고, 필요한 지원은 멀거나 비싸며, 부모가 도움을 요청할 여유조차 부족한 상태를 떠올리게 한다. 명상이나 식단 준비 같은 자기관리 조언이 전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구조적 부담을 개인의 마음가짐으로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순간, 정책은 책임을 부모에게 떠넘기게 된다.
가족정책은 현금 지원의 규모만을 뜻하지 않는다. 부담 가능한 보육 서비스, 예측 가능한 근무시간, 유급휴가와 병가의 접근성, 지역의 방과후 돌봄, 주거비 압박 완화가 서로 연결돼야 한다. 어느 하나만 보완해서는 부모가 실제로 마주하는 시간표의 충돌을 해결하기 어렵다. 아이가 아프거나 돌봄 일정이 갑자기 바뀌었을 때 가정이 곧바로 소득 감소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중요하다.
양육 지원을 부모만을 위한 복지로 좁게 볼 이유도 없다. 아이의 성장 환경, 여성과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 기업의 인력 유지, 장기적인 인구구조와 지역사회 활력에 모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지쳐 일을 포기하거나 출산과 양육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사회는 결국 더 큰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더 잘 해내라’는 충고보다 감당 가능한 조건이다. 가족이 아이를 돌보는 일이 한 가정의 사적인 희생으로만 남지 않도록, 호주의 가족정책이 현실의 비용과 시간 압박을 얼마나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할 때다.
댓글목록2
호호아줌마님의 댓글
그때마다 개인이 알아서 버티라는 식이면 너무 버겁죠 ㅠㅠ
일하는 시간하고 돌봄이 조금만 더 예측 가능해져도 숨통이 트일텐데요, 맞죠 ㅎㅎ
소풍님의 댓글
갑자기 일정이 바뀌는 날에도 부모가 너무 큰 불안을 안고 있지 않도록, 생활 속에서 체감되는 지원이 더 늘어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