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을 향한 위협, 민주주의의 일상까지 흔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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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을 향한 위협, 민주주의의 일상까지 흔들 수 있다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를 향한 위협이 더는 화면 속 거친 말이나 익명 게시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고가 나왔다. 호주연방경찰청(AFP)의 크리시 바렛 커미셔너는 정치인 또는 고위 공직자를 겨냥한 위협 사건으로 매주 한 명꼴의 기소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디 지역구의 헬렌 헤인즈 연방의원 피습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헤인즈 의원은 공격 뒤 중태로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이번과 같은 공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구체적 첩보는 사전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 말은 곧 모든 위험을 사전에 포착해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현실과는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사건 뒤의 수사만큼, 위협이 폭력으로 번지기 전 사회가 어떤 선을 분명히 그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위협은 ‘표현’이라는 이름으로 가벼워지지 않는다
정치에 대한 분노와 비판은 민주사회에서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유권자는 정책 실패를 따져 물을 권리가 있고, 선출직 공직자는 불편한 질문과 강한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비판의 자유와 타인의 생명·신체를 위협할 자유는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온라인에서 던진 협박성 발언을 현실과 분리해 생각하는 태도는 위험하다. 바렛 커미셔너는 온라인에서 정치인을 위협한 이들이 경찰의 수색이나 기소에 이르면 놀라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익명성, 농담, 순간적 분노를 내세워도 누군가에게 공포를 주고 일상과 공적 활동을 위축시키는 말은 가볍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정치인을 향한 폭력은 특정 개인 한 명만의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 의원실 직원, 가족, 지역사회 주민도 불안에 노출된다. 무엇보다 공개 행사와 주민 면담이 줄고, 민감한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일이 위험한 선택이 된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시민이다. 대표를 향한 접근성이 낮아지고, 공직에 나서려는 사람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과 개방성 사이에서 필요한 균형
정치인의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는 타당하다. 위험 평가, 행사장 보안, 위협 신고 체계, 온라인 범죄 수사 역량은 실제 위험에 맞춰 점검될 필요가 있다. 다만 보안 강화가 정치인과 시민 사이에 높은 벽을 세우는 방식으로만 이어져서도 안 된다. 민주정치는 시민이 대표에게 질문하고 항의하며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 때 건강하게 작동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차단보다 분명한 기준이다.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폭력의 암시, 특정인을 겨냥한 지속적 괴롭힘, 신상 노출과 협박을 구별하고 후자에는 신속하고 일관되게 대응해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와 수사기관, 정당, 언론, 시민 모두가 각자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문화가 정상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킨다. 민주주의는 선거일에만 지켜지는 제도가 아니다. 의견 충돌 속에서도 상대를 적으로 몰아붙이지 않고, 폭력의 언어가 현실의 폭력으로 넘어가지 않게 막는 일상적 규범 위에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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