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구금시설의 책임은 퇴소 뒤에도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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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구금시설의 책임은 퇴소 뒤에도 끝나지 않는다

캔버라의 ACT 청소년 구금시설 전직 수감자 4명이 과거 한 경비원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정부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최소 12명의 다른 전직 수감자도 같은 경비원에 대해 유사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경비원은 이미 사망한 상태여서, 이번 사안은 개인의 형사책임을 넘어 시설 운영 주체와 정부의 보호 의무를 묻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각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와 정부의 책임 범위는 법원에서 충분히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주장 자체가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청소년 사법제도가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은 분명하다. 자유를 제한당한 청소년을 국가가 보호한다는 말은 실제 현장에서 무엇을 뜻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청소년 구금시설에 들어가는 이들 가운데는 이미 가정 해체, 폭력, 빈곤, 정신건강 문제, 학교 이탈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과 사회 안전은 중요하다. 하지만 처벌과 보호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특히 성인이 관리 권한을 갖고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는 청소년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 가장 기본적인 국가 책무가 된다.
개인의 일탈로만 끝낼 수 없는 이유
시설 안에서 발생했다는 학대 의혹은 가해자로 지목된 한 사람의 행위에만 시선을 고정해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채용과 신원 확인, 근무 감독, 사각지대 관리, 청소년의 신고 통로, 동료 직원의 문제 제기 절차, 외부 감시와 독립적 조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피해를 주장하는 전직 수감자가 여러 명이라는 점은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같은 인물에 관한 유사한 경험이 반복적으로 제기된다면, 누군가가 위험 신호를 알아차릴 기회는 없었는지, 알아차렸다면 왜 차단하지 못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유죄를 미리 단정하자는 뜻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재발 방지의 책임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다.
특히 구금시설의 청소년은 자신에게 부당한 일이 일어나도 쉽게 말하기 어렵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말을 믿어줄 사람이 없다는 체념, 퇴소 이후까지 이어지는 수치심과 불안이 신고를 늦출 수 있다. 시간이 지난 뒤에야 피해 사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왜 그때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기보다, 당시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구조가 있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사과와 보상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은 소송 대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법률·상담·의료 지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절차 속에서 불필요하게 반복 진술을 강요받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과거 수감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이들의 말이 가볍게 취급돼서도 안 된다.
동시에 ACT 청소년 사법 시스템은 독립적인 감시와 투명한 기록 관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이 직원과 분리된 경로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신고가 접수됐을 때 누가 어떤 기한 안에 조사하는지, 시설 문화가 문제 제기를 억누르지 않는지도 핵심이다. 제도가 신뢰를 얻으려면 ‘문제가 생기면 조사한다’는 약속보다 문제가 숨겨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일이 앞서야 한다.
가디언이 ACT 청소년 사법 시스템을 다루는 연속 보도를 시작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청소년 구금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영역이지만, 그 안에서 국가가 어떤 기준으로 권한을 행사하는지는 사회 전체의 인권 수준을 보여준다. 보호받아야 할 시기에 국가 시설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성실히 듣고, 확인된 문제에 책임 있게 응답하는 일은 과거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금 시설 안에 있는 청소년들이 더 안전해지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댓글목록2
강태공님의 댓글
지금이라도 절차가 제대로 확인되고, 신고할 곳도 믿을 수 있게 바뀌어야죠.
복숭아님의 댓글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가볍게 보지 말고,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와 지원이 제대로 마련되면 좋겠어요.
지금 있는 청소년들이 같은 불안을 겪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