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관광청은 예루살렘 구시가지 성전산 남쪽 오펠 지역에서 제2성전기 후기(기원전 1세기~기원후 70년)에 조성된 대규모 정결례탕 단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시설은 성전을 찾은 유대인 순례자들이 성전에 오르기 전 몸을 정결하게 하던 곳으로 추정되며, 그 중 하나는 바닥부터 돌로 된 아치형 천장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발굴은 히브리대학교 고고학연구소의 우지 라이브너 교수와 오릿 펠레그-바르캇 교수가 주도했으며, 성전산의 주요 출입구 가운데 하나인 ‘삼중문’ 인근에서 진행됐다. 다섯 차례의 발굴 시즌 끝에 모습을 드러낸 단지는 약 280㎡ 규모로, 대형 정결례탕 3곳과 회반죽을 바른 대형 수조, 넓은 돌로 포장된 광장, 대규모 배수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단지 중앙에는 기원후 1세기 초에 조성된 가로 약 12m, 세로 약 9.5m 크기의 대형 수조가 있으며, 네 면 모두에 물속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설치돼 있다. 수조 북서쪽에는 정교하게 다듬은 돌로 지은 4개의 방으로 된 건물이 있으며, 이 중 3곳이 공용 정결례탕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중 한 곳은 높이 4.2m 전체가 돌 볼트 천장과 물을 공급하던 수직 통로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정결례탕과 수조는 높이 2m가 넘게 남아 있는 대형 수로와 연결돼 기드론 골짜기 방향으로 물을 흘려 보내는 구조로, 수로의 규모로 볼 때 많은 양의 물이 이곳을 지나갔으며, 당시 성전에 물을 대던 수로를 통해 물이 상시 공급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 단지는 기원후 70년 여름 로마군이 예루살렘과 성전을 파괴할 때 함께 무너진 것으로 보이며, 이 증거로 단지 바닥과 잔해에서는 로마에 맞선 제1차 유대 항쟁 시기의 동전 수십 점이 출토됐다.
발굴 책임자인 라이브너 교수와 펠레그-바르캇 교수는 “성전산 바로 아래, 성문 가까이에 오로지 정결 의식만을 위해 지어진 웅장한 마름돌 건축물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발견”이라며 “이번 단지는 성전을 찾은 수많은 순례자를 맞이하기 위해 성전산 남쪽 일대가 어떻게 설계됐는지, 그리고 성문 앞에서 어떤 의식이 이루어졌는지를 밝히는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성경 속 예루살렘 순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2성전기는 신약성경의 배경이 되는 시기로, 발굴지가 있는 오펠 일대는 성전산 남쪽 계단과 고대 순례길 등이 남아 있어 오늘날에도 많은 성지순례객이 직접 걸으며 성경 시대 예루살렘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 발굴은 히브리대학교 고고학연구소가 암스트롱 성서 고고학연구소와 협력해 진행했으며, 이스라엘 과학재단 등의 지원을 받았다. 발굴지는 동예루살렘 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예루살렘 성벽 국립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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