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 교수 두 명이 교회 재정 악화를 막고 지역 교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교구와 주교 조직의 축소 등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로빈 길 신부와 존 크레이븐 교수는 켄트대학교와 캔터베리 크라이스트처치대학교의 성공회 역사 및 신학 센터가 발간한 보고서 ‘쇠퇴하는 교회에서 낭비되는 돈’에서 성공회가 재정 운영 방식과 행정 조직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은 켄트대학교 응용신학 명예교수이며, 크레이븐은 경제학 교수 출신이다.
보고서는 교구 차원의 행정 지출이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지역 교회와 성직자 지원에 투입되는 재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구 직원 수는 2005년 약 1,300명에서 2025년 약 2,3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아동 보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책은 교구 직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영국 성공회의 교구 수가 1800년 22개에서 현재 40개로 늘었으며, 주교 수도 빅토리아 시대보다 네 배가량 많아졌다고 밝혔다. 반면 교회 출석률은 조직 확대에 상응하는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 저자들은 “행정 비용이 늘어나는 동안 지역 교회의 성직자 지원이 줄어들면서 예배 횟수와 신도 수가 감소하고, 헌금 수입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영국 국교회가 재정적 파탄으로 향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이러한 침묵을 깨고자 한다”며 “교구 행정에 지출되는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교회 출석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교구 성직자 지원에 사용되는 재원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직자들이 도시와 농촌 지역에 점점 더 부족해지면서 예배 횟수는 줄어들고, 신도 수는 감소하며, 사람들은 헌금을 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게 되어 교회 헌금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교회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 약속 등 일부 사업의 실효성과 비용 부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저자들은 이러한 계획들이 많은 신도에게 “비현실적이고, 사치스럽고, 지속 불가능하며, 매우 우울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개혁 방안으로는 교구와 주교 조직을 축소해 교구 수를 30개로 줄이고, 교구 차원의 직원 수를 감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아울러 교구장에게 예산 편성과 성직자 배치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권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 조직의 규모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재정 지출을 결정하는 주체와 비용을 부담하는 지역 교회 사이의 책임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길 교수는 “개혁 과정에서 일부 교구장실에 추가적인 행정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재정 운영에 대한 책임과 통제권을 지역 교회에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요한 행정 지원을 하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들이 그 행정을 직접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호주코리안닷컴 보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