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출범 이후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역할이 형사사건의 '0심 판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검사가 직접 수사 대신 경찰과 중수청이 확보한 사실관계와 증거를 바탕으로 범죄 성립 여부와 기소 필요성을 판단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사건이 미진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보완수사를 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처음부터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소청 체제에서는 직접 수사와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면서, 검사의 핵심 역할이 사건을 재판에 넘길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기관이 확보한 기록을 바탕으로 사건의 법적 판단을 내리는 데 집중하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공소청 검사를 '0심 판사'나 '예심 판사'에 비유하며, 수사기관이 확보한 사실과 증거를 검토해 형사재판에 넘길 사건인지 한 차례 걸러내는 역할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검사가 직접 수사한 사건을 스스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공소청에서는 다른 수사기관이 만든 기록을 놓고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법률가로서 사건을 심사하는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소청 검사에게 남은 일부 절차는 이러한 '심판' 역할을 보여준다. 검사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의 필요성과 적법성을 따져 법원에 청구할지를 결정하고, 필요하면 청구 전 피의자나 사건관계인, 담당 수사관을 면담해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송치된 사건의 수사가 미흡하면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으며, 이는 수사 결과가 충분한지를 단계별로 점검하는 기능이 남아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변화는 형사 변호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검사 출신 변호사의 강점으로는 검찰의 직접수사 방식과 조사 절차, 수사팀의 판단 구조에 대한 이해가 주로 꼽혔다. 앞으로는 경찰이나 중수청의 수사 단계에서부터 공소청이 어떤 법률적 기준으로 사건을 판단할지를 염두에 둔 대응이 중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공소청 검사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지를 상대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형사재판에 넘길지를 판단하는 권한은 검사에게 그대로 남아 있으며, 기소와 불기소를 판단하고 공판까지 경험한 점이 공소청이 어떤 기록과 증거를 중요하게 보는지를 파악하는 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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