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강진 앞에서, 멀리 있는 이웃을 기억하는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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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강진 앞에서, 멀리 있는 이웃을 기억하는 신앙

티베트 나크 지역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숨지고 54명이 다쳤다. 주택 339채와 가축 헛간 20곳이 무너졌으며, 구조대와 주민 1,600명 이상이 현장에 투입됐다. 임시주택과 텐트, 침대, 손전등, 겨울 의류가 보내지고 있지만, 여진과 통신 두절, 도로 통제, 눈 예보는 피해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더욱 크게 한다.
재난의 숫자는 상황을 알리는 데 필요하지만, 숫자만으로는 무너진 집 앞에 선 가족들의 현실을 다 담을 수 없다.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사라진 사람들, 추위 속에서 안전한 잠자리를 찾아야 하는 노인과 어린이,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의 시간이 그곳에 있다. 신앙인은 먼 지역의 재난을 잠시 스쳐 가는 소식으로 소비하지 않도록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로마서 12장 15절은 우는 이들과 함께 울라고 가르친다. 이는 타인의 고통을 완전히 똑같이 느낄 수 있다는 뜻이라기보다, 고통을 당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태도에 가깝다. 티베트의 피해자들이 우리와 언어와 국경,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의 아픔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그리스도인의 이웃 사랑은 가까운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감정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존엄을 먼저 보게 하는 책임이다.
재난을 대할 때 특히 경계할 말도 있다. 어떤 재난을 두고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단정하거나, 피해자들의 삶과 믿음에 원인이 있는 듯 말하는 태도다. 성경은 고난당하는 사람 앞에서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보다 긍휼과 돌봄을 요구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도 고통의 이유를 따져 묻는 데 머물지 않고, 상처 입은 사람 곁으로 다가가 실제로 필요한 도움을 건네는 이웃의 모습을 보여 준다.
기도는 현실을 피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과 행동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숨진 이들의 유가족에게 위로가 있도록, 다친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여진과 추위 속에서 구조와 대피가 안전하게 이어지도록 기도할 수 있다. 현장 구조대원과 의료진, 통신과 도로 복구에 나선 이들의 안전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동시에 기도는 손쉬운 동정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인도주의 단체와 교단, 구호기관의 공식 안내를 확인해 후원할 수 있고, 재난 소식을 접한 자녀와 공동체 안에서 생명의 존엄과 재난 대응의 중요성을 나눌 수도 있다. 후원을 고려한다면 모금 주체와 전달 경로, 현장 활동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신중함도 필요하다.
우리가 당장 피해 현장에 갈 수 없더라도, 멀리 있는 고통을 잊지 않는 마음은 공동체를 바꾼다. 갈라디아서 6장 2절이 말하듯 서로의 짐을 지는 삶은 거대한 말보다 구체적인 관심에서 시작된다. 티베트의 겨울 속에서 집과 가족을 잃은 이들이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기도하고, 가능한 도움의 길을 찾는 일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이웃 사랑의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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