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성직자 약 120명이 숨지고 종교시설 800여 곳이 파괴되거나 손상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월 31일 미국 정치·종교 프로그램 ‘This Week on Capitol Hill’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여러 종교기관 소속 인사 약 120명을 살해했다”며 “이는 우발적인 일이 아니라 사람들과 교회, 다른 종교기관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종교시설 약 800곳이 파괴되거나 손상됐으며, 일부는 약 1,000년의 역사를 지닌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은 우리의 유산과 역사, 예술, 건축에 관한 문제”라며 “단순히 수리한다고 복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기독교인을 박해하고 있다는 미국 내 일부 주장도 다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종교 공동체가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우크라이나 교회·종교단체협의회(All-Ukrainian Council of Churches and Religious Organizations)를 언급하며 “15개 교회와 종교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협의회가 대통령실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인도주의 지원과 파괴된 종교시설, 러시아군에 의해 고문·구금된 교회 지도자 문제 등을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바르톨로메오 세계총대주교와 만났다. 이번 만남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중 이뤄졌으며, 그는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의 착좌 35주년을 축하했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와 국제 파트너들의 평화 정착 노력, 미국 측과의 접촉, 전쟁 상황과 인도주의 문제를 논의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에게 우크라이나가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추진 중인 평화 협의 상황을 설명했으며, 특히 미국 측과의 접촉을 포함한 외교적 노력을 공유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시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있는 러시아 점령지 오레슈키에서 진행된 인도주의 작전도 논의했다. 오레슈키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역으로, 주민들이 식량과 의약품 부족 등 심각한 인도주의적 어려움을 겪어 온 곳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0월 말 오레슈키 주변의 지뢰 제거 작업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현지 병원으로 향하는 구호 차량의 이동과 주민 대피를 위해 제한된 시간 동안 지역 휴전을 시행하기로 했다. 작전에는 주민 대피와 구호물자 전달이 포함됐으며, 미국 측과 교황 레오 14세의 관여도 보도됐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한다.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전쟁 중 러시아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에게 우크라이나를 향한 일관된 공개 지지와 지속적인 기도에 감사를 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국가를 위한 지지를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종교 자유를 둘러싼 논쟁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이어져 왔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2024년 모스크바 총대주교청과 연계된 종교단체를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정교회와의 관계 및 국가 안보를 법의 배경으로 제시했으나, 우크라이나정교회(UOC) 측과 일부 종교 자유 옹호자들은 해당 조치가 종교단체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비판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이 법을 우크라이나의 '영적 독립'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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