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비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이슬람 종교 교육 문제를 비판한 콥트 기독교인이 구금된 가운데, 코미디 영화 장면을 재연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체포된 콥트 청년 6명이 석방됐다. 종교와 관련된 온라인 표현을 둘러싸고 기독교인에 대한 형사 절차가 잇따르면서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모닝스타뉴스에 따르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하는 콥트 기독교인 셰리프 와기흐 파흐미(41)는 지난 10월 5일 자택에서 체포돼 구금 상태에 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비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이슬람 종교 교육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콥트 인권단체 콥틱 연대에 따르면, 국가안보국 소속 요원들은 군용 차량을 타고 파흐미의 자택에 도착해 집을 수색한 뒤 그를 체포했다. 파흐미는 이슬람 모독 혐의를 받고 있으며, 구금 장소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이집트의 종교 교육 제도를 둘러싼 논란과 맞물려 있다. 이집트에서는 학령기 학생에게 종교 교육이 의무화돼 있으며, 기독교 학생은 원칙적으로 이슬람 종교 수업을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
타흐리르 중동정책연구소의 보고서는 이집트 교육과정에서 비이슬람 종교와 관련된 내용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콥트 기독교 역사와 비무슬림 역사 인물, 주요 종교 기념일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며, 일부 교과서에는 기독교인의 신앙과 충돌하거나 기독교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 중부 미니아주 사말루트 지역에서는 틱톡에 코미디 영화 장면을 재연한 영상을 게시한 콥트 청년 6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2018년 개봉한 이집트 영화 ‘칼라위스’의 한 장면을 재연했다. 청년들은 10월 4일 영상을 틱톡에 게시했다가 친구들의 우려를 듣고 몇 시간 만에 삭제했으나, 마을 주민이 해당 영상을 다시 게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집트인권구상에 따르면, 일부 게시물에는 청년들의 체포를 요구하는 내용과 이들과 가족을 향한 폭력 선동도 포함됐다.
가족과 교회 관계자들은 지역의 종파 간 긴장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10월 6일 청년 5명을 사말루트 경찰서에 인계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경찰이 자신의 어머니를 대신 체포하자 스스로 경찰에 출석했다고 전해졌다. 이후 사말루트 교구 사제들과 이슬람 종교부 소속 성직자, 마을 원로들이 참석한 화해 모임이 열렸으며, 교구는 지역 무슬림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청년들은 10월 10일 국가최고안보검찰의 조사를 받았으며, 종교 모독과 극단주의 사상 전파를 목적으로 종교를 이용했다는 등의 혐의로 구금됐다. 이집트인권구상은 “영상 게시만으로 구금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청년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후 국가최고안보검찰은 10월 19일 청년 6명을 보석금 없이 거주지 보증을 조건으로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이집트인권구상은 10월 26일 석방 절차가 완료돼 이들이 가족에게 인계됐다고 확인했다.
이집트인권구상은 “이번 사건이 지역사회 내 종파 간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종교적 표현을 둘러싼 분쟁에서 위협을 받은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기보다 사회적 압력에 따라 이들을 처벌하는 방식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공동체 내 불평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에서 기독교 신앙을 설명해 온 콥트 기독교인 연구자 아우구스티노스 사만의 사건도 종교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종교 모독 및 소셜미디어 오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5년과 중노동형을 선고받았으며, 항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모닝스타뉴스는 사만의 항소심이 11월 15일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집트에서는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신자들이 종교적 신념과 신분증상 종교 표기 변경 문제 등을 둘러싸고 장기간 구금되는 사례도 보고돼 왔다. 오픈도어의 2026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 따르면 이집트는 기독교인이 신앙을 실천하기 어려운 국가 가운데 42위에 올랐다. 이집트 헌법은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종교 모독 관련 법률과 온라인 표현을 규제하는 법률의 적용을 둘러싸고 인권단체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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