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스마트안경을 통해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의 80% 이상을 맞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마르틴 루터 할레-비텐베르크대 연구진은 지난해 제17회 컴퓨터지원교육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 1.5 프로-002'는 SAT 문제 720개 중 82.78%를 정답으로 맞혔다. 연구진은 과거 공개된 SAT 독해 396문항과 수학 324문항을 활용하여 실험을 진행했다. 실제 스마트안경을 착용하지 않고, 안경으로 시험지를 바라볼 때 발생할 수 있는 이미지 왜곡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실시했다.
시험지 이미지를 약 75도 회전시키고, 흐림 효과와 노이즈를 추가하여 화질이 떨어지는 상황을 구현한 결과, 제미나이는 수학 문제에서 87.96%, 독해 문제에서 78.54%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오픈AI의 'GPT-4o'는 전체 정답률 75.69%를 보였으며, 수학 문제에서 74.69%, 독해 문제에서 76.52%를 맞혔다.
이미지 왜곡 없이 문제를 제시했을 때는 GPT-4o가 87.22%, 제미나이가 84.58%의 정답률을 보였다. 이는 AI가 화질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상당수의 시험 문제를 풀 수 있음을 나타낸다.
연구진은 스마트안경이 시험 문제를 AI에 전달하는 입력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 AI 스마트안경을 제작해 시험장에서 검증한 연구는 아니며, 시험장의 복잡한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스마트안경을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적발된 사례가 있다. 지난달 연세대와 서울시립대 수시 논술시험에서는 일반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들이 시험 도중 스마트안경으로 바꿔 쓴 경우가 있었다. 올해 국가자격시험에서도 관련 부정행위가 5건 확인됐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전국 1312개 시험장에 스마트안경 판별을 위한 전담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시험장에서 스마트안경을 착용하면 시험이 무효 처리되며, 부정행위를 저지른 경우 이듬해 수능 응시 자격이 정지된다. 교육부는 부정행위에 대한 고발 및 수사 의뢰 등 형사 대응을 강화하고, 수능 응시 자격 정지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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