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중증 질환과 장애를 앓던 생후 2년에 가까운 아동의 생명이 의사에 의해 종료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2024년 2월 1일부터 시행된 1~12세 아동의 생명 종료 관련 규정이 적용된 첫 신고 사례이다.
네덜란드 후기 임신중절 및 신생아·1~12세 아동 생명 종료 심사위원회는 해당 의사가 관련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행동했다고 판단했다.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은 가족과 함께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임신 26주 3일 만에 조산으로 태어났다. 이후 여러 차례 감염과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겪었으며, 생후 4개월 반 무렵 네덜란드로 이송됐다.
의료진의 검사에서는 광범위한 뇌 손상이 확인됐다. 뇌 백질 손상으로 인한 경직성 뇌성마비와 뇌 시각장애가 있었으며, 생후 8개월에는 영아 경련 증후군으로 불리는 중증 간질성 질환이 진단됐다. 간질 치료를 위해 여러 약물이 사용됐지만 심한 부작용이 나타났고, 발작은 계속됐다.
심사위원회는 “생명 종료 당시 아동의 실제 나이는 거의 24개월이었으며, 발달 연령은 약 6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언어 발달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시각장애와 여러 장애가 겹치면서 의사소통에도 상당한 제한이 있었다. 호흡과 삼킴에도 문제가 있었으며, 의료진은 향후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생명 종료 결정에 앞서 담당 의사는 여러 의료진과 독립적인 의사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처음 자문한 의사들은 당시 아동의 고통이 지속적으로 견딜 수 없는 상태는 아니며, 완화치료와 약물치료 등 다른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담당 의사는 아동의 고통이 간질에만 국한되지 않고 심각한 뇌 손상과 뇌성마비, 시각장애 및 발달 지연 등 전반적인 상태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했다.
이후 다른 독립 의사는 아동의 지속적인 불편과 잦은 간질 발작 등을 근거로 고통이 명백하며, 이를 합리적으로 줄이거나 없앨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보았다. 아동의 부모는 의료진과 여러 차례 치료 및 완화치료 가능성을 논의한 뒤 생명 종료에 동의했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아동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없었으며, 부모의 의사는 자발적이고 일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의사는 정맥을 통해 미다졸람과 모르핀을 투여한 뒤 프로포폴과 티오펜탈 등 혼수 유도 약물을 투여했다. 이후 아동은 매우 깊은 진정 상태에 이르러 사망했다. 심사위원회는 의사가 생명 종료를 의학적으로 신중하게 시행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는 2024년 2월 1일부터 1세 이상 12세 미만의 중증 질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생명 종료 관련 규정이 시행됐다. 의사는 해당 아동이 회복 가능성이 없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고, 이를 해소할 다른 합리적인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야 한다. 이후 별도의 심사위원회가 의사의 판단과 절차를 검토한다.
이번 심사위원회의 판단은 해당 의사가 “신중하게 행동했다”는 것이며, 1~12세 아동의 생명 종료 자체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논쟁이 종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해당 연령대의 생명 종료 시행 방법에 관한 별도의 의료 지침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심사위원회는 밝혔다.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의 리아나 그래함은 이번 사례를 두고 안락사와 그 적용 대상의 확대에 관한 윤리적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장애인과 중증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생명 가치가 어떻게 다뤄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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