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나무 아래에서 (왕상 19:1~8) > 신앙컬럼

본문 바로가기

신앙컬럼

소모임
마이홈
쪽지
맞팔친구
팔로워
팔로잉
스크랩
TOP
DOWN

이곳의 광고주를 모십니다.

저비용 고효율의 광고효과!

광고문의 : admin@hoju-korean.com

로뎀나무 아래에서 (왕상 19:1~8)

본문

엘리야는 깊은 절망의 자리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갈멜산에서 하나님의 불이 제단 위에 임하는 놀라운 광경을 본 이스라엘 백성들은 잠시 “여호와께서 하나님이시다”라고 외쳤지만, 그 고백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곧 다시 우상숭배의 자리로 돌아가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삶을 반복했습니다. 이 변하지 않는 백성들의 모습은 엘리야의 마음을 깊이 무너뜨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합의 아내 이세벨이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나섰다는 소식까지 들려옵니다. 바알과 아세라의 선지자들을 처단한 일에 대한 보복이었습니다. 생명의 위협 앞에서 엘리야는 더 이상 머물 수 없었고, 결국 도망자의 길을 택합니다. 그는 멈추지 않고 광야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마침내 로뎀나무 아래에 이르러 그 자리에 주저앉아 죽기를 구합니다.

로뎀나무는 크고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아니라, 키 작은 가시덤불에 가까운 식물입니다. 그 아래에 앉아 있어도 작열하는 햇빛은 그대로 내리쬐고, 제대로 쉴 만한 그늘조차 없습니다. 엘리야가 로뎀나무 아래에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온 나라가 그를 적대하며 그의 생명을 노리고 있었고, 더 이상 피할 곳도 숨을 곳도 없었습니다. 엘리야는 살아갈 이유를 잃은 듯 완전히 소진된 상태로 그 자리에 쓰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로뎀나무는 인생의 가장 위태로운 순간, 우리가 맞닥뜨리는 극심한 위기와 고난의 상징이 됩니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지 않으면 좋겠지만, 인생은 예고 없이 우리를 절망의 자리로 몰아넣곤 합니다. 모든 힘이 다 빠져버린 것 같은 순간,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보이지 않는 때가 찾아옵니다. 기도하려고 앉아도 하나님께 드릴 말조차 떠오르지 않을 만큼 마음이 공허해질 때가 있습니다. 엘리야 역시 인간 세상에 대한 깊은 환멸과, 삶의 의미가 사라진 것 같은 극도의 좌절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는 광야 한가운데서 타오르는 태양 아래, 그저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의 위로가 엘리야를 찾아옵니다. 사명도 인생도 내려놓은 채 지쳐 잠들어 있는 엘리야를 향해 하나님의 천사가 다가와 그를 어루만지며 깨웁니다. 그리고 그의 머리맡에는 구운 떡과 물 한 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광야 한복판에서 들려온 하나님의 음성은 “일어나 먹고 힘을 내라”는 조용한 위로였습니다.

하지만 엘리야의 절망은 여전히 깊었습니다. 그는 음식을 먹고 다시 쓰러져 잠들어 버립니다. 그때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시고 다시 한 번 천사를 보내십니다. “아직 네 길이 남아 있다. 내가 너를 버리지 않았고, 네 사명도 끝나지 않았다.”는 하나님의 격려가 엘리야에게 임합니다. 그 말씀에 힘을 얻은 엘리야는 일어나 음식을 먹고, 그 힘으로 사십 일을 걸어 호렙산에 이르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인생의 가장 어둡고 힘겨운 순간에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가 반드시 찾아온다는 사실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가장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지는 바로 그때, 하나님의 은혜는 가장 분명하게 우리 곁에 임합니다. 로뎀나무 아래에 쓰러져 있는 것 같은 순간이야말로, 하나님의 사랑과 돌보심을 가장 깊이 경험하는 자리입니다. 인생의 위기 한가운데, 로뎀나무 아래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위로와 참된 평안을 만나게 됩니다.


영광공동체교회(Glory Community Church)
128 Kingsland Road, REGENTS PARK, NSW, 2143

담임목사 최요한
7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놀러와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인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하나님이 찾아오신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아멘
전체 21 건 - 1 페이지

교회의 쇄신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새롭게 할 것인가

교회의 쇄신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새롭게 할 것인가 영국성공회 총회 새 구성원 선거를 앞두고, 교회 안의 여러 전통이 참여한 연합체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이들은 영국성공회가 성경과 역사적 기독교 가르침에 다시 깊이 뿌리내려야 하며, 결혼에 관한 전통적 교리를 지…

교인 감소 통계 앞에서 한국교회가 다시 물어야 할 것

교인 감소 통계 앞에서 한국교회가 다시 물어야 할 것 예장 통합의 최근 교세 통계는 숫자 이상의 질문을 남긴다. 교인 수는 2024년 219만919명에서 2025년 214만910명으로 5만9명 줄었다. 2016년 이후 10년째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70대 이상…

가족법 논란이 드러낸 것, 소수자 보호는 ‘협의’에서 시작된다

가족법 논란이 드러낸 것, 소수자 보호는 ‘협의’에서 시작된다 파키스탄 신드주 의회가 기독교인의 결혼, 이혼, 자녀 양육 등을 다루는 ‘2026 신드 기독교 가족법안’을 심의에 넘기면서, 법안의 내용 못지않게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가톨릭교…

점령지의 예배를 통제할 때, 신앙은 권력의 도구가 된다

점령지의 예배를 통제할 때, 신앙은 권력의 도구가 된다 전쟁은 영토와 군사력의 충돌로만 기록되지 않는다. 사람이 어느 언어로 말하고, 어떤 공동체와 연결되며, 누구와 함께 예배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다. 영국 정부의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 특사인 데…

박태연 선교사 재판이 묻는 것, 종교 자유와 함께 짊어질 기도의 책임

박태연 선교사 재판이 묻는 것, 종교 자유와 함께 짊어질 기도의 책임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오랫동안 어린이들을 섬겨 온 한국인 박태연 선교사가 이민 관련 혐의로 구금된 가운데, 통역사 불참으로 연기됐던 재판이 다시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 선교사는 지난 1…

석방 이후에도 남는 질문, 중국 미등록 교회와 신앙의 자유

석방 이후에도 남는 질문, 중국 미등록 교회와 신앙의 자유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미등록 교회를 이끌어 온 롄쉬량 목사가 구금 생활을 마치고 지난 9월 5일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귀가는 가족과 교회 공동체에 분명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석방이 곧 사건의 …

아빠 아버지 (갈 4:6~7)

세상에 많은 종교가 있고 그들 각자가 섬기는 신이 있지만 어느 종교도 자기들의 신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온 천지만물과 우주만상의 창조주이시고 온 역사의 주인이시면서도 우리의 아버지가 되십니다. 자족하시는 전지전능의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를 자녀로…

로뎀나무 아래에서 (왕상 19:1~8)

엘리야는 깊은 절망의 자리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갈멜산에서 하나님의 불이 제단 위에 임하는 놀라운 광경을 본 이스라엘 백성들은 잠시 “여호와께서 하나님이시다”라고 외쳤지만, 그 고백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곧 다시 우상숭배의 자리로 돌아가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말씀의 힘 (히 4:12~16)

우리는 언제나 ‘코람 데오’의 신앙을 간직해야 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말을 나눌 때, 그 대화 자리에 하나님께서 함께 계신다면 우리의 말은 훨씬 더 부드럽고 아름다운 말이 되지 않겠습니까? 말에는 능력이 있어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합니다. 희망을 주는 말로…

진리와 자유 (요 8:31~36)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진리는 세상 학문을 깊이 파고든다고 해서 저절로 깨달아지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참된 제자가 될 때, 비로소 그 눈이 열려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신…

인간의 멍에 (창 4:1–15)

존 번연의 천로역정에 나오는 크리스천처럼, 우리 인간도 평생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벗을 수 없는 짐—그것은 아담에게서 물려받은 원죄의 짐, 삶 속에서 반복해 짓는 자범죄의 짐, 그리고 인생의 고통과 상처에서 오는 짐입니다. …

믿고 맡기고 나아가자 (출 2:1~10)

요게벳은 모세의 어머니였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그녀가 모세를 낳던 시기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번성하고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한 바로가 히브리 산파들에게 남자아이는 죽이고 여자아이는 살려두라는 끔찍한 유아 살해 명령을 내린 때였습니다. 요게벳은 아이를 낳고 그 사랑스러운 …

하나님의 약속과 예배자 (창 13:14~18)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사람은 그 약속을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까요? 우리는 아브람의 삶을 통해 그 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약속의 사람이 되었고, 참된 예배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반면 롯은 겉으로만 하나님을 아는 명목상의…

차별하지 않는 교회 (약 2:1~13)

아담의 타락 이후 하나님께서 지속적으로 마음을 두고 바라보신 대상은 객과 고아, 과부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회적 약자였고, 자신을 지킬 힘조차 없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객과 고아와 과부는 소외되고 버려지고, 가난하고 병든 모든 약자들을 대표합니다. 지금까지도…

게시판 전체검색
상담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