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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성폭력 신고, 숫자 너머에서 가족이 물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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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날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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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성폭력 신고, 숫자 너머에서 가족이 물어야 할 것


늘어난 성폭력 신고, 숫자 너머에서 가족이 물어야 할 것

호주의 최신 가정·가족·성폭력 보고서가 전한 수치는 무겁다. 성폭력 신고는 2024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 15년간 신고 건수는 64% 늘었다. 직전 연도 전국 수치가 1% 미만으로 소폭 줄었다 해도, 장기적인 증가 흐름 자체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 통계는 단순히 범죄 건수의 등락을 말하지 않는다. 타냐 플리버섹 사회서비스 장관이 언급했듯, 많은 부모와 가족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과도 연결된다. 자녀가 학교에 가고, 친구를 만나고, 온라인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는 평범한 과정 속에서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은 가족에게 지속적인 긴장을 남긴다.

다만 신고 증가를 곧바로 실제 성폭력이 같은 비율로 늘었다는 뜻으로 단정해서도 안 된다. 과거보다 신고와 상담에 나서는 사람이 늘었거나,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가 조금씩 나아진 결과도 통계에 반영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덜 심각하다는 뜻은 아니다. 드러난 신고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던 사례이며, 여전히 말하지 못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가정 안의 대화가 첫 안전망이 된다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공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위험과 도움 요청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아이와 청소년에게 낯선 사람만 조심하라고 가르치는 방식은 충분하지 않다. 아는 사람, 또래, 온라인 관계에서도 동의와 경계가 중요하며, 불편하거나 이상하다고 느낀 상황은 믿을 만한 어른에게 말해도 된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갑자기 특정 장소나 사람을 피하고, 수면·식사·학교생활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다면 성급히 추궁하기보다 차분히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피해를 암시하거나 직접 털어놓는 경우에는 “왜 그곳에 갔느냐”는 질문보다 “말해줘서 고맙다”, “네 잘못이 아니다”, “함께 도움을 찾겠다”는 반응이 중요하다. 피해 경험을 말한 사람이 다시 침묵하게 되는 데에는 주변의 의심과 비난이 큰 몫을 한다.

예방은 개인의 조심성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성폭력 예방의 책임을 개인, 특히 여성과 청소년의 행동에만 떠넘기는 시선도 바뀌어야 한다. 안전한 학교와 직장, 신속하고 존중하는 신고 절차, 피해자 지원 서비스, 가해 행위에 대한 분명한 책임은 모두 사회가 갖춰야 할 안전장치다. 정부가 대응을 약속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로 접근 가능한 상담·보호·사법 지원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해야 한다.

한인 가정도 예외가 아니다. 언어 장벽, 체류 신분에 대한 걱정, 공동체 안에서의 평판 때문에 도움 요청을 망설일 수 있다. 그러나 폭력 피해에 침묵해야 할 이유는 없다. 긴급한 위험이 있으면 000으로 연락하고,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더라도 거주 주·준주의 성폭력 및 가정폭력 지원기관, 경찰, 의료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용 가능한 통역과 지원 방식은 각 기관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64%라는 숫자가 요구하는 것은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더 나은 대응이다. 가족 안에서는 믿고 말할 수 있는 대화를 만들고, 지역사회에서는 피해자를 고립시키지 않으며, 제도에는 실질적인 보호를 요구해야 한다. 안전은 누군가가 혼자 조심해서 얻는 결과가 아니라, 모두가 책임을 나눌 때 비로소 가까워진다.


@호주코리안닷컴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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