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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위한 퇴거, 위기 속 사람을 어디로 내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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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날개로
2026-09-15 13:55 154 0 1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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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즐랜드 모턴베이의 펠리컨 파크에서 벌어진 강제 퇴거 과정은 노숙 문제를 단순한 공원 관리나 질서 유지의 문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드러냈다. 시의회는 연 축제를 앞두고 공원 내 텐트촌 주민들에게 떠나라고 통보했다. 그 과정에서 48세 남성이 절망감을 호소하며 자해했고, 경찰은 테이저를 사용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무겁게 봐야 할 대목은 테이저 사용 자체만이 아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거처와 소지품을 잃을 위기에 놓였을 때 어떤 심리적 상태에 이르렀는지, 공공기관은 그 위험을 얼마나 미리 파악하고 대응했는지가 핵심이다. 이 남성은 전립선암을 앓고 있으며 3년 이상 노숙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 공원은 불편하지만 임시로라도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장소였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지방정부가 공원을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책임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행사 준비, 위생, 안전, 주변 주민의 이용권도 행정이 고려해야 할 현실이다. 그러나 ‘비워야 한다’는 결정과 ‘어떻게 비우게 할 것인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대체할 숙소도, 의료와 정신건강 지원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퇴거 명령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사람을 다른 거리와 더 깊은 위기로 옮길 뿐이다.

특히 자해 위험이 드러난 상황에서는 법집행의 속도보다 위기 개입의 원칙이 앞서야 한다. 경찰은 현장에서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역할을 맡지만, 테이저가 사용된 경위와 그 이전에 어떤 진정 시도와 의료 지원 요청이 있었는지는 면밀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 경찰은 해당 남성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사후 응급조치만으로 퇴거 과정 전체의 적절성이 자동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지역 활동가들이 노숙인의 안전과 절차적 적법성이 보장될 때까지 강제 퇴거를 멈춰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공원을 영구적으로 점유하게 하자는 주장과는 다르다. 퇴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면, 적어도 실제로 이용 가능한 대체 숙소, 개인 물품 보관과 회수 방안, 의료 연계, 정신건강 위기 대응, 독립적인 지원 인력의 동행 여부를 먼저 확인하자는 요구다.

‘대체 숙소가 있다’는 행정적 표현도 현실에서는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 침상 수가 있다고 해서 당사자가 그곳에 머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려동물, 동반 가족, 건강 상태, 교통 접근성, 과거 시설에서의 경험, 소지품 보관 문제 때문에 제공된 선택지가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암 치료나 지속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의료기관과의 연결도 끊기지 않아야 한다.

노숙인 텐트촌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기는 일은 단기적으로 민원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주거 위기의 원인인 부족한 저렴한 주택, 불안정한 임대, 의료·돌봄 공백을 해결하지 못하면 같은 장면은 다른 공원과 거리에서 반복된다. 축제는 며칠이지만, 퇴거 뒤 남겨진 사람의 불안과 위험은 훨씬 오래 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모턴베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호주 여러 지역에서 공공장소 관리와 노숙인의 생존권이 충돌할 때, 행정은 종종 가장 눈에 띄는 문제부터 지우려는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공공의 품격은 취약한 사람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사람이 더 위험한 곳으로 밀려나지 않게 하는 절차에서 드러난다.

시의회와 퀸즐랜드 당국은 이번 사례를 개별 현장의 불운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퇴거 지침, 경찰 출동 기준, 정신건강 전문인력 연계, 대체 주거 제공의 실효성을 공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시민 역시 공원 이용의 불편과 한 사람의 생존 위기를 서로 맞바꿀 수 있는 문제로 보지 않는 성숙한 논의가 필요하다. 주거가 없는 사람에게 ‘떠나라’는 말은, 갈 곳이 마련되지 않은 한 해결책이 아니다.


호주코리안닷컴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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