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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신고 최고치, 국가계획은 왜 체감 변화를 만들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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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날개로
2026-09-21 10:09 96 3 1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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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신고 최고치, 국가계획은 왜 체감 변화를 만들지 못했나


성폭력 신고 최고치, 국가계획은 왜 체감 변화를 만들지 못했나

호주가 여성과 아동을 향한 폭력을 끝내기 위한 두 번째 국가계획을 준비하는 시점에, 첫 계획의 성적표는 무겁다. 최근 가정·성폭력 관련 보고서는 기존 계획이 현실을 바꾼 정도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2024년 성폭력 신고는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15년 사이 신고 건수는 64% 늘어난 것으로 제시됐다.

신고 증가를 곧바로 범죄 발생의 증가와 완전히 같은 뜻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과거보다 신고 창구를 알게 됐거나,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금씩 형성됐거나, 경찰 기록 방식이 달라진 영향도 있을 수 있다. 신고가 늘었다는 사실에는 침묵 속에 있던 피해가 더 드러났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설명이 상황을 안심시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신고를 결심한 사람이 늘었는데도 폭력의 위험을 줄이는 예방, 위기 때 벗어날 수 있는 주거와 소득 지원,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의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면 제도는 피해 사실을 접수하는 데 그칠 수 있다. ‘신고하라’는 메시지 뒤에는 ‘신고한 뒤에도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 보장이 따라야 한다.

국가계획의 한계는 목표가 없어서라기보다 목표가 일상의 조건으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폭력은 대개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통제와 협박, 경제적 의존, 주거 불안, 자녀 양육 문제, 이민 신분에 대한 두려움 등이 얽혀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떠나는 선택 자체가 더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새 국가계획은 인식 개선 캠페인이나 사후 대응 숫자만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 피해자가 처음 도움을 요청한 날부터 안전한 숙소와 법률·의료·상담 지원에 실제로 연결되는지, 지역과 언어, 장애 여부, 경제적 형편에 따라 지원 격차가 커지지 않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가해 행위에 대한 일관된 책임과 재발 방지 체계도 빠질 수 없다.

정책의 성패를 단순한 신고 건수 하나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고가 늘어나는 동안에는 숨겨졌던 피해가 통계에 나타날 수 있다.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폭력 자체가 줄고,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더 빨리 보호받으며, 위험한 관계를 떠난 뒤에도 삶을 재건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지표를 함께 봐야 하는 까닭이다.

정부가 두 번째 계획을 마련한다면, 첫 계획의 부족함을 표현만 바꿔 반복해서는 안 된다. 예산과 서비스 접근성, 지역별 대응 역량, 피해자 경험을 중심에 둔 제도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성폭력 신고 최고치라는 기록은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사람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경고다. 국가계획은 그 경고를 듣는 데서 멈추지 않고,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한 뒤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만드는 약속이 되어야 한다.


@호주코리안닷컴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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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3

호호아줌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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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아줌마
2026-09-21 11:38
신고하라고만 해놓고 그 다음에 갈 곳이나 생활이 막막하면 정말 용기내기 어렵겠어요.
특히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나 아이 있는 가정은 어디부터 알아봐야 할지도 복잡할것 같고요.

새 계획은 숫자만 보는게 아니라, 도움 요청한 분이 실제로 안전해졌는지까지 꼭 챙겼으면 좋겠네요.
말로만 반복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ㅠㅠ

소풍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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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2026-09-21 13:18
신고를 결심한 뒤에도 안전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특히 마음에 남네요.
도움을 요청한 분들이 언어와 지역 문제 때문에 다시 혼자 감당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시드니촌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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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촌놈
2026-09-21 16:13
신고 이후에 갈 곳과 생활을 이어갈 방도가 있어야 한다는 대목이 특히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계획 문구는 그럴듯해도 막상 필요한 순간 연결이 안 되면 종이 한 장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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