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을 경제성으로만 평가할 때 놓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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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을 경제성으로만 평가할 때 놓치는 것들

이재명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 해외송금과 다문화가족 지원을 둘러싼 발언이 논쟁을 낳았다. 대통령 측은 발언 전체의 맥락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이주노동자 단체와 노동계는 이주민을 경제적 효율의 기준으로 재단하고 다문화가족에 대한 편견을 키울 수 있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의 핵심은 단지 한 문장의 수위에 있지 않다.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에서 번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덜 된다는 식의 시각은,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만들어 내는 노동과 소비, 세금, 지역사회의 유지 비용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송금은 이주노동자 개인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를 경제적 손실처럼만 말할 경우, 이주민의 삶은 물론 노동의 가치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한국의 농어업, 제조업, 건설업, 돌봄과 서비스업 가운데 적지 않은 영역은 이미 이주노동자 없이는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사업장의 인력난을 메우는 역할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들이 일하고 거주하며 소비하는 지역에서는 주거, 교육, 의료, 교통 등 여러 생활 영역이 함께 움직인다. 노동력을 필요할 때만 들여오고, 임금의 사용처까지 국가경제 논리로 평가하려 한다면 그것은 사람을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비용과 수익의 항목으로 보는 태도에 가깝다.
다문화가족 지원을 둘러싼 논의도 마찬가지다. 어떤 지원 제도가 실제 필요에 맞는지, 대상과 방식이 공정한지는 당연히 점검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 ‘특혜’라는 인상이나 집단 간 비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문화가족 지원에는 언어 접근, 자녀 교육, 행정 서비스 이용, 가족관계와 정착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 장벽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 지원의 구체적 효과를 검토하지 않은 채 우대 논쟁으로 몰아가면, 이미 사회 안에서 차별을 경험하는 가족들에게 또 다른 낙인을 남길 수 있다.
호주에 사는 한인에게도 이 문제는 낯설지 않다. 한인 사회 역시 이민자 사회의 일부이며, 비자 신분과 언어, 문화적 배경 때문에 일터와 학교, 공공서비스에서 크고 작은 장벽을 경험해 왔다. 이민자가 낸 세금, 노동, 소비, 가족 돌봄과 지역사회 참여를 한두 개의 경제 지표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문화 정책은 특정 집단에 베푸는 호의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의 주민이 동등하게 사회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공공의 장치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정책을 비판하고 예산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일은 민주사회에서 피할 수 없다. 다만 정치 지도자의 언어는 제도보다 먼저 사람들의 인식을 움직인다. 이주민을 향한 말이 노동시장 불안이나 복지 불만을 설명하는 손쉬운 통로가 될 때, 그 부담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가정을 꾸리는 가족에게 돌아간다.
이번 논쟁이 필요한 것은 ‘발언이 정확히 어느 정도였는가’만을 다투는 데 그치지 않는 일이다. 한국 사회가 이주민을 어떤 구성원으로 대할 것인지, 필요한 노동력으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권리와 존엄을 가진 이웃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함께 따라야 한다. 제도를 손보더라도 그 기준은 배제와 비교가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평가, 차별 방지, 그리고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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