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 사라 멀럴리 캔터베리 대주교가 파키스탄 이슬람 성직자 하피즈 무함마드 타히르 메흐무드 아슈라피에게 수여했던 종교 간 화해 관련 상을 철회했다. 아슈라피가 과거 오사마 빈 라덴과 관련해 했던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따른 결정이다.
램버스궁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아슈라피에게 수여한 ‘휴버트 월터 화해 및 종교 간 협력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램버스궁은 이 상이 파키스탄 내 종교적 소수자, 특히 기독교 공동체를 지원해 온 아슈라피의 활동을 인정해 수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슈라피는 지난 11일 런던 램버스궁에서 멀럴리 대주교로부터 상을 받았다. 이날은 2001년 9·11 테러 발생 25주년이었다.
그러나 2007년 아슈라피의 발언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아슈라피는 영국 정부가 이슬람을 비판하는 소설 ‘악마의 시’의 작가 살만 루슈디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하자, 빈 라덴에게 ‘사이풀라’라는 칭호를 수여하겠다고 말했다. 아슈라피는 빈 라덴을 ‘무자히드’로 표현하며, 해당 칭호가 이슬람을 위해 싸우는 전사를 의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슈라피 측은 이 발언이 맥락에서 벗어나 전달되었다고 해명했다. 아슈라피는 루슈디에 대한 영국의 기사 작위 수여가 무슬림들에게 안긴 분노와 상처를 설명하기 위해 빈 라덴을 사례로 언급했다고 주장하며, 빈 라덴에게 해당 칭호를 수여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램버스궁은 성명에서 아슈라피의 이전 발언들이 새롭게 알려져 이 상을 재검토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은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를 필요로 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아슈라피를 둘러싼 논란은 빈 라덴 관련 발언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 정부가 2018년 작성한 자료에는 아슈라피가 아흐마디야 공동체의 문헌을 금지하고 이들이 번역한 꾸란을 압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아슈라피는 파키스탄의 기독교인과 종교적 소수자 문제에 개입해 온 인물로, 2012년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인 소녀 림샤 마시 사건 당시 그녀를 옹호하고 종교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나섰던 사실이 알려져 있다.
상 철회 직후인 18일에는 파키스탄교회가 아슈라피에게 ‘글로벌 평화상’을 수여했다. 파키스탄교회 총회장인 아자드 마셜 주교가 직접 상을 전달했으며, 평화와 종교 간 화합, 종교적 관용, 비무슬림 시민의 권리 보호 등에 기여한 점이 수상 이유로 언급되었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호주코리안닷컴 보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