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 책임놓고 국민의힘 의총서 험악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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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이후 당 안팎의 갈등이 빠르게 증폭되며, 내부 분열이 사실상 ‘내전’에 가까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장 대표는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소장·개혁 성향 의원들까지 책임론을 제기하자 수사기관을 통해 시비를 가리자는 선택을 한 것이다.
반면 친한계는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는 친한계 의원들과 당권파 최고위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극심한 내부 충돌이 벌어졌다.
장동혁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긴급의원총회에서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당 대표로서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이를 통해 당원게시판 논란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여론조작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수사로 확인하자는 취지다.
장 대표는 또 “경찰 수사 결과 징계가 잘못됐다는 점이 드러난다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모두 6건의 고발장이 접수됐으나, 경찰 수사는 현재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는 의총에서 “계엄 옹호나 내란 동조, 부정선거 주장 등 이른바 ‘윤 어게인(again)’ 세력에 동조한 적은 없다”고도 강조했다.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확산되는 당내 반발을 진정시키기 위한 국면 전환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긴급의총은 소장·개혁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지도부에 설명을 요구하면서 열렸다. 해당 모임 소속 권영진 의원은 의총에서 “당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갈등과 분열이 심화된 것 아니냐”며 한 전 대표 제명 배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이자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한 전 대표를 제명하면 이런 분열이 올 것을 예상하지 못했느냐”며 “지지율 20%대의 당대표가 51%의 지지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라. 그렇지 못하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의 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재확인한 셈이다.
의총 도중에는 친한계 의원들과 장 대표가 지명한 조광한 최고위원 사이에서 “야 인마”, “너 나와”, “나왔다. 어쩔래”와 같은 거친 발언이 오갔고, 삿대질까지 이어졌다는 전언도 나왔다.
지도부를 방어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영남 3선의 임이자 의원은 김용태 의원 등 일부 소장파가 주장한 ‘당 대표 재신임 투표’와 관련해 “더 이상 지도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재 의원은 의총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며 “여기서 발언하는 사람들은 결국 친정청래, 더불어민주당을 돕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 정책협의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장동혁 디스카운트’가 이번 지방선거를 덮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광역·기초단체장 출마자들 모두가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이른바 절윤(絶尹)을 분명한 기조로 세워야만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다”며 “장 대표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다면 제 입장도 달라질 수 없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한 전 대표가 제명된 지난달 29일에도 “장 대표가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며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와 중도 확장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 소속 현역 시·도지사들의 반발이 추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모두가 선당후사를 해야 한다”며 “오 시장 역시 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보다 각자 맡은 역할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하며 오 시장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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