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외국 자금과 원조를 규제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심의 중인 가운데, 교회와 구호단체,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종교자유 단체 국제기독연대(ICC)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상원은 지난 7월 ‘2026년 외국 원조의 규제·투명성·공개에 관한 법안’의 2차 독회를 통과시키고 추가 심의를 위해 관련 위원회에 회부했다. 이 법안은 외국에서 유입되는 원조와 보조금, 기부금 등을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규제기구를 설치하고, 외국 자금을 받는 단체에 등록과 자금 공개, 감사 및 각종 준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의 공식 취지는 외국 원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원조 사업의 중복을 방지하며, 외국 자금이 나이지리아의 개발 우선순위에 맞게 사용되도록 관리하는 데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이미 기업위원회와 금융범죄 관련 기관 등을 통한 비영리단체의 등록과 재정 보고 절차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들은 새로운 규제기구가 기존 제도와 별도로 광범위한 감독 권한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는 30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가 아부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법안이 외국 보조금이나 기부금, 기술 지원을 받는 단체에 광범위한 규제와 감독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안의 광범위한 비정부기구 정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반적인 NGO뿐 아니라 교회 복지위원회와 이슬람 자카트 네트워크, 지역사회단체, 동창회, 비공식 저축모임 등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주교회의도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가톨릭주교회의는 지난 9월 19일 성명을 통해 법안이 교회와 모스크, 학교, 인도주의단체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기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연방정부와 국회에 법안 제정 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ICC는 “나이지리아에서는 교회와 종교 관련 단체들이 테러와 범죄, 지역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종교공동체에 대한 공격 사례를 외부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이 법안은 종교 박해와 폭력을 기록하는 교회 및 인도주의단체의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지난 8월 “법안이 외국 자금에 의존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 자금으로 수행하는 활동이 정부가 정한 국가 개발 우선순위와 일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정부가 독립적인 시민사회 활동에 지나치게 개입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안에 따르면, 등록 의무 위반이나 부정확한 정보 공개, 규제기구의 업무 방해 등에 대해 개인에게 최대 5년의 징역과 최소 500만 나이라(약 515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단체에는 최소 2천만 나이라(약 2,060만 원)의 벌금과 운영 허가 정지 또는 취소가 가능하다.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광범위한 규제가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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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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