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사랑을 숙고한다 > 교계뉴스

본문 바로가기

교계뉴스

소모임
마이홈
쪽지
맞팔친구
팔로워
팔로잉
스크랩
TOP
DOWN

이곳의 광고주를 모십니다.

저비용 고효율의 광고효과!

광고문의 : admin@hoju-korean.com

고독과 사랑을 숙고한다

본문

여름날의 물방울, 빛 존재 하나하나가 쾌락 속에서 죽어가는 시간. 나뭇잎들은 눈부시게 물이 들고 떨어져 바람에 흩날리다 흙에 얼굴을 묻고 소생을 기다린다. 시간이 멈추어 선 듯한 고요함. 이 순간의 힘찬 현존 앞에서 가을은 기막힌 광채를 드러내고 우리는 어떤 새로운 존재에 대한 느낌을 가지고 생명의 황홀한 재생을 꿈꾼다. 나는 이를 사랑이라 부른다. 문학사에는 수많은 사랑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사랑이 만든 작품들은 새로 태어나며 생명을 지니고 보배로운 유산으로 남는다. 나의 삶에 가장 심오한 힘으로 작용하여 각인된 것 하나는 ‘릴케와 루의 사랑’과 <두이노의 비가>이다. 이탈리아 베니스에 묵던 10월 한 날, 나는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의 <두이노의 비가(Die Duineser Elegien, 1926)>의 산실을 찾아 갔다. 그날은 내가 스위스의 리론(Raron) 교회 묘지에 잠들어 있는 릴케를 만난 직후였다. 일정은 베니스의 산타루치아 역에서 열차를 타고 트리에스테에 도착하여 버스를 바꾸어 타고 두이노로 가는 세 시간 반 정도의 여정이다. 두이노는 정말 손바닥만 한 작은 마을이다. 도시 전체가 두이노 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릴케는 1911년 10 월부터 일년 동안 두이노 성에 머물면서 <두이노의 비가>를 시작하게 된다. 릴케가 사랑한 여인은 루 잘로메(Lou Andreas–Salome, 1801-1937)이다. 러시아의 작가이며 정신분석학자로서 아름다운 육체와 마력적인 영혼으로 19세기 유럽의 전 지성들을 광란의 회오리에 말려들게 하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루가 방안에 들어오면 마치 태양이 떠 오르는 것 같다고 했다. 릴케는 루를 깊이 사랑한다. 뜨겁게 욕망하며 깊은 존경을 바친다. 그의 편지글을 보자. “오늘도 너 없이는 하루가 완전치 않구나 / 내 마음은 너를 찾아 헤메고 / 너의 목소리 너의 숨결을 그리워한다.” 사랑은 두 사람을 존재 속으로 사라지게 했다. 서로의 눈 속에서 잠기고 서로의 손길 속에서 그들 세계는 흔들렸다. 릴케와 루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의 심장 속에서 숨쉬며 서로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서 두 사람이 사랑 자체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 사랑은 길지 않았다. 나는 곧바로 두이노 성의 꼭대기로 올라왔다. 1월 어느 날 릴케가 루의 부재에 대한 깊은 고독과 싸우며 거닐었던 절벽 위의 길이다. 루의 육체를 통하여 삶의 아름다움과 환희를 확인하고 삶의 가장 찬란한 꿈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던 릴케에게 루의 부재는 모든 것의 상실이었다. 그러나 이 감성적 사랑은 열 편의 비가 안에서 소생하여 존재론적인 사랑으로 부활한다. <두이노의 비가> 제1과 제2를 보자.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사랑에 대한 고통스런 통찰이다. “누가, 내가 부르짖을 때 나를 들어줄까 천사들의 계열에서는 누구도 듣지 않으리라 설사 그들 중 누군가가 나를 갑자기 가슴에 안는다면 나는 그 강력한 존재 앞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리라”. 제2 비가는 사랑은 단순한 감성, 위안이 아니라 인간의 고독을 더 깊이 들어내는 경험임을 알려준다. 사랑은 연합을 꿈꾸면서 서로를 안고 함께 숨쉬려 하지만 서로를 붙잡을 수 없다. 서로의 심장 속에서 숨 쉴 뿐, 당신의 부재에 대한 아픔과 존재의 근원적 고독을 안고 살아야 한다. 나는 절벽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본다. 릴케의 사랑의 갈망과 상실과 고독에 마음이 아프다. 성과 하늘의 거리가 너무 크다, 한계적인 존재인 우리들…. , 그 사랑의 불완전함 과 비애 앞에서 나 또한 참았던 울음을 토하고 만다. 다시는 만날 수 없겠지만 문학적 사유에 불을 지펴준 당신에게 이글을 바친다. <계속> 송영옥 교수(영문학 박사·작가)
5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68 건 - 34 페이지

가수 임영웅, 소아암·백혈병·희귀난치질환 환아들 위해 긴급 치료비 지원

SBS에서 10월 4일 오후 추석을 맞아 임영웅 씨 팬클럽 영웅시대가 열성적인 응원으로 선한스타 9월 가왕에 이름을 올리며 획득한 상금 200만 원을 소아암·백혈병·희귀난치질환 환아들의 긴급 치료비 지원을 위해 (재)한국소아암재단(이사장 이성희)에 임영웅의 이름으로 기…

英 성공회 최초 女 수장 탄생… 동성 커플 축복 주도 이력 논란

영국성공회가 여성 수장을 배출하면서 교단 내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3일(현지시각) 발표에 따르면, 사라 멀럴리(Sarah Mullally) 주교가 차기 캔터베리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2026년 3월 25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멀럴리 주교는 2021…

‘2025 G2A’, 10시간 동안 1만 5천여 명 참여

130여 개 선교단체와 교회가 연합한 대규모 선교운동 ‘2025 G2A 집회’가 3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 4·5홀에서 열렸다. 집회는 정오부터 10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1천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1만 5천여 명의 참석자가 함께해 열기를 더했다. ‘G2A’는 ‘…

한동대, 17년째 개최한 ‘사랑의 마라톤’이란

‘하나되길 원(One)합니다!’ 주제로 3km 함께 완주 ‘One Heart, Step, Love’ 장애인 가족 위로·응원 "가족 네트워킹" 지역사회 통합 문화 확산 앞장 평가 한동대학교(총장 최도성)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제17회 사랑의 마라톤"을 지난 9…

아이들 민니, 아동 후원 독려 캠페인 ‘리즌’

월드비전, 그룹 ‘i-dle(아이들)’ 민니와 아동 후원 독려 ‘리즌(Reason)’ 캠페인 태국월드비전과 함께 아동 후원 나서 그룹 ‘i-dle(아이들)’ 멤버 민니 양이 태국월드비전 아동 후원 캠페인 ‘리즌(Reason)’에 동참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한국월드비…

2025 제5회 세움북스 신춘문예 시상식 열려

단편소설 우수작에 이정숙 씨 수필 우수작 황정현·강해라 씨 2025 제5회 세움북스 신춘문예 시상식이 지난 9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됐다. 기독 출판사 세움북스(대표 강인구 장로)는 ‘기독교 문학 부흥’을 꿈꾸며 매년 신인작가와 저자를 발굴하…

한국교회, 아프리카에 ‘위험한→ 위생적’ 장례 제안

라이프 셸 캠페인(Life Shell Campaign) 선교사들, 에볼라 등 겪은 아프리카에 항온·항습·항균 ‘1인용 안치 냉장고’ 보급 지속가능한 ‘보건 장례’ 정착 위해 협약 하이패밀리와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아프리카 지역부는 지난 10월 2일, 라이프 셸 캠…

10월, 여의도 광장기도회 & 국민광장학교 계속돼

리바이벌(Revival) 코리아(대표 이태희 목사, 준비위원장 홍호수 목사) 주최 ‘여의도 광장기도회 & 국민광장학교’가 10월에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 앞(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100m)에서 계속된다. ‘한국교회의 뿌리를…

요셉부터 모세까지… 고센 땅에서 대한민국을 생각함

이집트서 ‘고센’ 물어도 몰라 중심 도시 자가지그만 알아 이스라엘 백성, 고센 땅 통해 보호와 번영… 하나님 은혜 상식 뛰어넘는 하나님 역사 기적의 서사시 위해 기도를 “그날에 내가 내 백성의 거하는 고센 땅을 구별하여 그곳에는 파리 떼가 없게 하리니 이로 말미암아 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NIRS) 전산센터 대형 화재의 교훈

데이터 관리 철학과 인프라 부실 실시간 이중화 대신 주기적 백업 공주센터 예산 부족에 대처 미비 AI 세계 3대 강국 도약 실현 난망 전산망·데이터, 국민과 국가 동맥 철저한 진상규명 통해 책임 규명 업무 전반 실시간 이중화 확대를 정책과 예산의 우선순위 재정렬 202…

고독과 사랑을 숙고한다

여름날의 물방울, 빛 존재 하나하나가 쾌락 속에서 죽어가는 시간. 나뭇잎들은 눈부시게 물이 들고 떨어져 바람에 흩날리다 흙에 얼굴을 묻고 소생을 기다린다. 시간이 멈추어 선 듯한 고요함. 이 순간의 힘찬 현존 앞에서 가을은 기막힌 광채를 드러내고 우리는 어떤 새로운 존…

“십자가 넘어 부활로”… 영화 ‘투헤븐’, 10월 29일 개봉

기독교 장례 문화의 개혁을 다룬 다큐드라마 ‘투헤븐’이 오는 10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파이오니아21 대표 김상철 감독과 동탄 꿈너머꿈교회 김헌수 목사는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임마누엘교회 베들레헴 성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화 제작 배경과 내용을 소개했다. 영…

강동온누리교회, ‘제2회 2025 행복이음 축제’

강동온누리교회(담임 이준호 목사)에서 4월 20일(일) 오후 1시 30분 서울 강동구 천호로데오거리 나비쇼핑몰 앞 광장에서 ‘2025 행복이음 축제’를 개최한다. ‘행복이음 축제’는 지역 주민들과 부활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강동 지역에 복음을 전…

고난주간 묵상하는 ‘어머니의 십자가’

어머니의 십자가 ​악보도 없고 가로 글씨도 아닌 어머니의 찬송가. 그리고 빽빽하게 2단 세로로 적힌 성경책 몇 번이나 읽으셨을까? 손 때 묻은 책갈피 사이에서 문득 빛나는 금빛 십자가 비록 순금은 아니라도 금빛으로 모습 드러내는 그 십자가. 얼마나 만지시며 찬송하고 성…

[고난주간 묵상시] 못이 지나간 자리

돌바닥에 무릎을 댄다 손을 긁는 피 묻은 나무결 말라붙는 입술 안쪽 등 뒤에서 바람이 살을 짓이긴다 대못이 들어간 발목에서 뼈가 미끄러지며 소리를 낸다 눈동자 위로 피를 핥는 파리 한 마리 입천장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혀 나무 그림자가 길어지는 저녁 숨이 가슴속에서 튕…

이곳의 광고주를 모십니다.

저비용 고효율의 광고효과!

광고문의 : admin@hoju-korean.com.au

게시판 전체검색
상담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