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가동하겠다는 위협을 담은 담화를 발표하며 남북 간 군사적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김여정 총무부장은 22일 담화에서 "전 국경선에 새로운 대응 수단들이 임무 대기 태세에 들어갈 것"이라며 "대남 확성기들도 수일 내 대기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국경선 요새화 공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한국 군의 대응을 견제했다. 그는 "도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반응을 하는 것"이라며 "국경이 요새화되면 군사적 충돌 위험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실제로 1년 4개월 만에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 남북 간 긴장 완화 조치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지시했으며, 북한도 이튿날 대남 소음방송을 중단한 바 있다. 확성기 중단과 접경지역 주민들의 일상 회복은 현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의 주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방송 재개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대남 확성기가 '가동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이후 '임무 대기'라는 표현으로 완화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언급한 '가동 상태'라는 말이 지금 당장 가동하겠다는 것인지, 언제든 틀 수 있게 준비하겠다는 건지 모호한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대남 확성기를 전면 가동하려면 최전방 지역에 대규모 전기·전력망과 음향 설비, 운용 인력을 집중 배치해야 한다"며 "국경 요새화 토목공사라는 중노동에 더해 소음방송 피해, 확성기 장비 유지·보수 및 야간 경계 근무까지 가중돼 최전방 북한군 장병들의 피로도 최대화라는 자해행위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비례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북측과의 소통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 정빛나 대변인은 "우리도 당연히 비례적 조치가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은 하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며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또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군사분계선에 대한 남북의 입장을 일치시키고 평화적 관리를 위한 소통체계를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외교부는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발송하기로 했다. 이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 북한의 책임을 환기하겠다는 취지이다.
남북 간 긴장 완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미 관계도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가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페이스메이커'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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