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특례를 포함한 초광역특구법과 제외한 법안이 동시에 발의되면서, 이 법안의 운명은 여당 지도부의 결정에 달리게 됐다.
22일 정치권과 노동계에 따르면,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노동특례를 제외한 초광역특구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이 지난 20일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등 노동특례를 포함한 법안을 대표발의한 직후에 이루어졌다. 민주당은 두 법안을 병합 심사해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례를 포함한 법안과 제외한 법안이 동시에 발의된 것은 이례적이다. 여당이 정부가 주도한 법안을 두고 선택지를 나눠 내놓은 것은 흔치 않은 일로, 당내 이견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법안을 두 개 동시에 발의한 것은 노동특례가 빠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법안에는 근로소득 상위 3%인 관리자 및 연구개발직의 근로시간 규정을 서면합의로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6개월 확대, 기간제 사용기간 최대 4년 연장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외국인투자기업에는 무급휴일을 허용하고 파견 대상 업무와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당이 입장을 정하지 못한 배경도 있다. 정부가 지난달 15일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이후 실장급 실무협의체가 다섯 차례 열렸지만, 정부와 양대노총, 경영계가 돌아가며 입장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특례에 대한 본격 협의는 시작되지 않았다.
법안 발의로 인해 사회적 대화는 다시 멈춰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기습 발의'에 항의하며 6차 회의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회의는 28일로 미뤄졌다. 한국노총은 노동계와 협의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특례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이중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은 사회적 대화에 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처리 시점을 정하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특례 철회를, 경영계는 특례 유지를 요구하고 있어 사회적 대화에서 합의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에서는 특례를 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며, 법안 관련 상임위의 한 의원은 노사정 대화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특례를 제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특례가 통째로 빠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동특례가 글로벌 산업경쟁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라고 강조하며, 노동특례를 제외한 법안이 초광역특구법의 입법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내 의견이 갈리면서 정책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을 정리하고 결론이 나지 않으면 지도부가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논의와 맞물려 당의 결단 시점이 민주노총 선거 국면과 겹치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특례를 제외하든 남기든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반발이 예상되며, 사회적 대화와 관련된 논의는 앞으로 한 달가량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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