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데리(43) 씨는 자궁경부암 4기 진단을 받고 남은 시간이 6개월에서 1년가량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는 인천 서해구의 반지하 집에서 "제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제발 우리 아이가 무사히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레데리 씨의 두 아이,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수현(가명·8)과 동생 지훈(가명·6)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출생 사실을 증명할 공식 기록이 없는 이른바 '무적자' 상태이다. 이들은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국내에 출생 사실을 등록하지 못해 베트남 국적도 취득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체류 자격이 등록되지 않아 제도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레데리 씨는 불법체류자였던 아빠가 본국으로 추방된 뒤 연락이 끊겼고, 양육비나 경제적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홀로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말했다.
레데리 씨는 항암 치료를 시작하면서 일을 그만두었고, 경제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그는 주변에서 소액을 빌려 생활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수현 양과 지훈 군은 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상태로,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의 출생 등록 제도의 공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은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동의 출생 사실을 등록하기 어렵게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동의 생명과 권리 보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레데리 씨는 아이들이 학교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놓인다고 전하며, 학교가 사실상 아이들에게 유일한 울타리라고 말했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미등록 아동도 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되고 있지만, 체류 자격을 얻지 못할 경우 아이들은 스스로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다.
레데리 씨는 "아이들의 미래"가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아이들이 걱정 없이 한국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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