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부터 금융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세종 중심의 국정 운영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된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반발, 법 개정, 대통령실 및 국회와의 협력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행정안전부 윤호중 장관은 지난 1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수도권에 있는 142개의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중앙부처는 모두 세종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전 대상 공무원은 정원 기준 9929명이며, 청사 관리 인력과 민간인, 가족까지 포함하면 실제 이동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 건물을 사용하는 기관 27곳은 2027년 중 이전할 예정이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6개 기관은 상반기에, 금융위원회를 포함한 19개 기관은 하반기에 이전한다. 수사 및 보안 업무 특성상 독립청사나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은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산하 금융정보분석원까지 포함해 이전 대상 인원이 420명으로, 이전 대상 기관 중 인원이 가장 많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이 중요하지만, 다른 금융 공공기관의 이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 금융기관의 이전 여부를 올해 4분기 발표할 공공기관 이전계획에서 밝힐 예정이다.
정부는 금융공공기관의 세종 이전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전력이 있다. 지난해 가을 기획재정부의 분리 과정에서 금융위의 국내 금융 업무를 재경부에 맡기려 했으나 반발로 인해 포기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노조의 집단행동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위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금융정책의 긴밀한 연계와 관계부처 간의 정책 협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정부 내부 조직이 아닌 특수법인으로, 이전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정착 문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세종 이전으로 인해 주거 및 집값 문제, 자녀 교육, 배우자의 직장 등 생활 여건이 달라지면서 이직을 선택하는 직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계획에는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성평등가족부 등 5개 부처의 이전도 포함됐다. 이들 부처는 현행 행복도시법 제16조에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이번 2차 이전 계획에는 모두 포함됐다. 관련 개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정부는 법 개정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이들 부처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배경을 설명하며, 재검토 결과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 개정 과정에서 야당과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발생하는 부담은 외교 및 안보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종시에 정부청사가 들어선 지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종시는 '반쪽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종의 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은 서울로 출장을 가기 위해 매일 아침 KTX를 예약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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