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온 증시 부양 정책이 시행 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면서 혼선이 발생했다.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시장 혁신'의 일환으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으나, 시장의 준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는 지난 2일 코스피 상장기업 주연테크와 코스닥 상장기업 케이엠제약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제도 도입 및 시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너무 성급했다'고 요약했다.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요건 강화 조치는 2025년 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방안에 따라 1~3년의 준비 기간을 두고 예고된 바 있다. 그러나 정권교체 이후 금융위원회는 2025년 12월 부처 업무보고에서 상장심사 및 상장폐지 제도를 재설계하겠다고 발표하며 조기 시행을 결정했다.
2026년 2월 11일 금융위와 거래소가 발표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에 따라 시가총액 기준이 급격히 상향 조정되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예상보다 짧은 기간 내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받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케이엠제약과 주연테크는 각각 시총 미달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고, 상장폐지가 결정되었다. 이들은 9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시가총액 기준의 조기 시행이 기업의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초래했다고 인정했다.
법원은 거래소가 제시한 '부실 기업의 적시 퇴출'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되 상장폐지 절차는 유예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추가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상장폐지 제도 자체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거래소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 즉시 유예할 수 있도록 조치해둔 상태이다. 이처럼 증시 부양 정책의 조기 시행이 법적 소송에 휘말리며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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