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것이 상대국에 대한 강한 항의의 의미를 담고 있는 외교적 조치로,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외교부는 8일 "정부는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며 "양국 간 제반 현안이 원활히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장관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사과가 포함된 메시지를 받았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과는 차이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사 소환을 포함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강도 높은 외교적 항의 조치로, 정부가 항의 차원에서 대사를 소환한 것은 2008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항의해 주일대사를 소환한 이후 18년 만이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당시에도 국장급이 아닌 차관이 직접 면담에 나서면서 통상적인 외교적 항의보다 대응 수위가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갈등은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불거졌다. 한국 정부는 양국이 포로 송환 문제를 비공개로 다루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공식 합의를 어기고 송환 사실을 공개했다며 유감을 표하고,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비밀 유지 방식에 대한 해석 차이로 오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갈등은 대러시아 제재 문제로까지 번졌다. 한국 항구에서 선적한 석유제품이 러시아로 운송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우크라이나 측은 한국의 대러 제재 정책과 배치된다고 공개 비판했다. 청와대는 거래 주체와 원산지 등 핵심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개별 거래를 근거로 한 주장이라며 "사실과 다르고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이례적으로 높은 수위의 대응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외교적 이견이 아니라 양국 간 외교적 신뢰를 훼손한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상대국을 공개 비판하고 대사 소환까지 이어가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적 이견을 실무·외교 채널에서 조율하기보다 정상 간 공개 공방으로 확대할 경우 향후 협의의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칭찬받을 외교성과가 정상 간 진실공방에 묻히고 있다"며 "북한군 포로의 추가 한국행이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도 양국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갈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호주코리안닷컴 보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