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 지뢰 폭발 사고를 계기로 유엔군사령부(유엔사)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유엔사가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고 용인한 것이 이번 사고의 간접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북한군은 2024년 초부터 DMZ 중간의 군사분계선(MDL) 근처에 '남부 국경선'을 설치하고 그 전방에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군 지뢰지대 일부가 MDL 이남으로 넘어왔으며, 이는 최근 폭발 사고가 발생한 육군 25사단을 포함한 여러 전방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 지뢰의 규모는 수백 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 군은 지난해 9월 이러한 정황을 포착하고 유엔사에 공동조사를 요청했으나, 유엔사는 이에 대한 대응을 미뤄왔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국정감사에서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 선언에 대해 방어적인 지뢰 매설이라고 반박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최근 지뢰 사고 이후 태도를 바꿔 우리 군과의 공조에 나섰으나, 이는 늑장대응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전협정 실무를 담당하는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의 유엔사 측 수석대표가 장기 공석 상태인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자리는 관례적으로 한국군 장성이 겸임해왔으나,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은 9개월 동안 임명을 미루고 있다.
유엔사는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필요한 교육 및 자격 인증 절차가 포함된다고 설명했으나, 자세한 경위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군정위 수석대표의 존재가 북한군의 MDL 이남 지뢰 매설을 막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정전협정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유엔사의 비협조적 태도는 지뢰 사고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이 DMZ 현장조사를 시도했으나 유엔사가 승인하지 않았다.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유엔사의 불승인에 대해 개탄의 뜻을 표명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 유엔사와 협력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안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전했으나, 지난해에도 DMZ 출입이 불허된 사례가 있어 관행적인 '갑질'로 인식되고 있다.
유엔사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MDL 기준선 일치 작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군사회담을 북한에 제의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엔사와의 MDL 일치화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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