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절 밥상에서 자녀들의 취업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청년 취업난의 원인으로 인공지능(AI)이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AI가 청년 일자리를 줄였는지를 분석한 국책기관들의 진단은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은 최근 발간한 '생성형 AI의 노동시장 영향'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노동수요를 감소시켰다는 뚜렷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은행 조사국 연구진은 청년 일자리 감소의 98.6%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AI 확산 초기 청년층에 고용 충격이 집중되는 '연공편향 기술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청년 고용이 부진하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으며, 국가데이터처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8만4천 명 증가했으나,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3천 명 감소하여 4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청년 고용률은 44.1%로 떨어졌다. 청년 취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시점은 2022년 11월로, 이는 챗GPT가 출시된 시점과 일치한다.
예정처의 분석에서는 사무직 및 전문직 등 생성형 AI에 노출된 화이트칼라 직종의 청년 고용이 생산직 등 비노출 직종보다 부진한 현상이 확인되었으나,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군 안에서는 청년 고용이 더 많이 감소하는 일관된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20대만 따로 분석해도 생성형 AI가 고노출 직업의 고용에 미친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예정처는 산업별 경기 변동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AI의 영향이 독립적으로 채용이나 고용을 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AI로 인해 대체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으나, 직업 전체 총량에 눈에 띄는 변화를 미칠 수준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과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은 AI 고노출 분야에서 청년 감소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천 개 감소했으며, 이 중 20만8천 개가 AI 노출도 상위 50% 업종에서 사라졌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같은 기간 20만9천 개 증가했다.
AI 확산 초기 기존 경력자의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신규 인력 수요는 줄어드는 '연공편향 기술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AI 고노출 직종의 청년층이 2022년 11월 이후 뚜렷한 고용 감소를 경험한 반면, 중년·고령층은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노동시장을 분석하고도 결론이 갈린 이유는 분석 방법과 AI 노출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한은 연구진은 국민연금 가입자 행정통계를 75개 업종 단위로 분석한 반면, 예정처는 고용보험 통계를 직업 단위로 살펴보았다. AI 노출도를 측정하는 방법도 달라, 기존 해외 지수에서 고노출 직업으로 분류되던 직업들이 예정처 지표에서는 중저노출 이하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었다.
정부는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을 조기에 포착하기 위한 관측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고용노동부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직무 정보를 토대로 AI 능력과 각 직업에 필요한 능력을 비교하여 직업별 노출도를 측정하고, 고노출 직무의 고용 변화를 추적할 예정이다.
AI 노출도를 정의하는 기준에 따라 관찰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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