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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불똥' 튀나…코스피 주도주 '반도체'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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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의 불똥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로 튈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최근 반도체 투톱을 중심으로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고점에 근접한 것은 부담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중 갈등에 반도체 투톱 직격탄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2% 하락한 3584.55로 장을 마쳤다.
3600고지에 오른 지 1거래일 만에 "후퇴"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재점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9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하자, 이튿날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 100% 추가로 맞섰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미중 회담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10일(현지시간) 나스닥 –3.56% 등 뉴욕증시는 크게 하락했고,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6.32% 급락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셧다운(기능 중단)으로 9월 고용지표(10일)와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15일) 등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면서 오는 29일 열리는 10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될 기준금리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 코스피 "반도체 투톱"이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17% 내린 9만 3300원, SK하이닉스는 3.04% 빠진 41만 5천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삼성전자 9만 300원(-4.34%), SK하이닉스 40만 3천원(-5.84%)까지 떨어지며 "9만전자"와 "40만닉스"를 위협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의 여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AI 버블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터진 악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S&P500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22배를 넘어 2000년 IT 버블 당시의 24.5배를 향해 상승하는 추세다.
시가총액을 명목 GDP(국내총생산)로 나눈 비율인 "버핏지수"도 180%를 넘어 과열 국면이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미국 셧다운은 과거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문제 해결의 단초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다시 더해지자 시장에서 불안심리가 빠르게 확산했다"면서 "2018년 발생했던 1차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자극했던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환경에 빠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깊어졌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공교롭게도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조금씩 확인되고 있는 데다 고용, 물가 등 시장 영향력이 큰 지표도 셧다운으로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결국 매크로 측면에서 현재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지수 고점 국면에서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한국 증시 역시 미국 영향을 받아 탄력적 대응이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개선이 코스피 상승 주도…"사천피" 전망도다만 시장은 반도체 투톱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코스피가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8%와 47% 오르며 코스피 11%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11조 4천억원 가운데 80%가 코스피 투톱에 집중됐다.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각각 48조 6천억원과 48조 7천억원으로 9월 한 달 만에 각각 25.4%와 16.8% 상향 조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박석현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동반 급등과 외국인 순매수 집중은 AI 산업 발전과 투자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양사의 향후 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 예상치는 10조원으로 결과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에 그치더라도 4분기 및 내년 실적 전망 호조가 두드러지고 있어 추세적인 주가 상승 과정은 지속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내년까지 반도체 투톱의 실적 상승을 감안하면 코스피가 최대 40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의 2년 차인 내년에는 주도 업종이 주식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각 정권의 2년 차는 주식시장의 성과가 가장 좋고 주도 업종이 드러나는 시기"라며 "1년 차에 정책 방향을 정하고 2년 차부터 드라이브를 걸기 때문이다.
3~4년 차엔 확실한 주도 업종이 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김대중 IT △노무현 조선·철강 △이명박 자동차 △박근혜 화장품·헬스케어 △문재인 소프트웨어 △윤석열 밸류업 등을 예로 들며 "이번 정부에선 AI가 주도 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가 급등은 부담…변동성 확대 불가피 
한편 반도체 실적 상승을 선반영하며 급등한 주가는 부담으로 꼽힌다.
현재 반도체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56배로 2017~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 최고치인 1.44배를 뛰어넘었다.
동학개미운동이 절정이던 2021년 1월의 1.79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NK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도 빠르게 상승 중"이라며 "현재 반도체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이성적인 투자자라면 추격 매수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전체 시가총액에서 반도체 투톱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으면서 지난해 7월 AI 랠리가 고점 당시인 30.9%와 동학개미운동 당시의 32.1%에 근접했다.
특히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의 절반에 육박하는 47%가 반도체 투톱에 쏠렸다.
지난해 7월 최고치인 49.7%에도 가까운 수준이다.
흥국증권 이영원 연구원은 "AI 성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되고 있으나 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부상하고 있으며 무역전쟁 등 이슈의 혼란이 재연되고 있다"면서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변동성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도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가 아직 초기 국면이고 향후 여러 이벤트 확인이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조속한 반등을 기대하기 다소 어려울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인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AI 반도체 업종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다만 "이러한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시장의 중장기 성장 추세 자체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 4월 미중 갈등이 심화하던 국면에서도 AI 관련 기업의 견고한 펀더멘털은 재차 확인됐고 이는 관련 주식이 시장의 우려를 딛고 반등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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