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법원이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기독교인 카이저 아유브의 항소를 기각하고 사형 선고를 확정했다. 카이저의 동생 아문 아유브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 7일(현지시각) 온라인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내용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된 카이저 아유브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형법 제295-C조에 근거한 그의 사형 선고가 유지됐다.
법원은 아문 아유브에 대해서는 검찰이 범죄에 대한 개인의 가담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가족 명의의 전화 회선이나 인터넷 가입 기록, 사무실 임대 계약만으로는 해당 자료를 직접 제작하거나 게시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형제는 카이저 명의로 등록된 웹사이트에 신성모독적 내용이 게시됐다는 의혹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2018년 하급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2022년 라호르 고등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이 유지됐다. 카이저는 2014년, 아문은 2015년 각각 체포됐다.
카이저는 2009년 웹사이트를 폐쇄했지만, 이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저작권 정보에 남긴 채 사이트를 다시 운영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노트북에서 복구한 도메인 등록 기록과 압수한 컴퓨터에서 확보한 디지털 자료 등을 근거로 그의 유죄 판결을 유지했다.
형제의 법률대리를 맡은 미국 법과정의센터(ACLJ)와 파키스탄의 법률구조기구(OLA)는 이번 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ACLJ의 샤헤르야르 길 대표는 아문의 무죄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카이저의 사형 선고가 유지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대법원에 재심 청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 대표에 따르면 변호인단은 2025년부터 대법원에서 항소심 변론을 이어 왔으며, 법원은 13차례 변론 기일을 지정한 끝에 지난 7월 6일 심리를 진행한 뒤 판결을 보류했다. 그는 아문의 아내 후마가 11년 동안 매주 남편을 면회해 왔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을 둘러싸고 인권 옹호 단체들은 장기간의 구금과 사형 선고가 초래한 피해에 문제를 제기했다. 신성모독 사건 피해자 가족을 지원하는 한 단체는 아문이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개인 간 분쟁에 악용될 수 있으며, 종교적 소수자에게 불균형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파키스탄에서는 신성모독죄에 따른 사형이 실제로 집행된 사례는 없지만, 관련 혐의가 군중 폭력과 사적 보복으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 이틀 뒤인 9일, 펀자브주 셰이크푸라 지구에서는 신성모독 혐의를 받은 기독교인 캄란 마시의 집과 약국이 군중에 의해 불탔다. 마시는 소셜미디어에 신성모독적 내용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추가 폭력을 우려한 기독교인 가정 35곳 이상이 마을을 떠났다.
파키스탄 경찰은 방화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5명을 체포했으며, 추가 가담자를 추적하고 있다. 마시에 대한 혐의는 현재 수사 중이며,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는 파키스탄을 기독교인 박해가 심각한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판결과 잇따른 방화 사건은 신성모독 혐의에 대한 공정한 사법 절차와 종교적 소수자 보호의 필요성을 다시 부각하고 있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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