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의료조력사망(MAiD) 제도의 확대와 관련해 환자들이 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충분한 숙고와 상담을 받을 필요성이 제기됐다. 토론토대 정신의학과 교수인 게리 로딘과 매들린 리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공동 기고문을 발표하며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우려를 전달했다.
두 교수는 의료조력사망이 필요한 환자에게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안락사가 더 이상 최후의 수단이 아닌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상담 과정에서 환자들이 자신의 가치와 존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이 소개한 사례 중 하나는 70대 여성의 이야기다. 이 여성은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자신의 가치가 사라졌다고 느끼고 의료조력사망을 신청했다. 그러나 상담을 통해 가족이 그녀의 존재를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의료조력사망을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80대 홀로코스트 생존 남성이 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부모에게서 나치 정권이 빼앗아간 것을 되찾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나, 상담을 통해 가족의 상실과 슬픔을 돌아보며 결정을 미뤘다. 이후 건강 상태가 악화된 뒤 다시 의료조력사망을 선택했고, 이번에는 가족의 지지를 받으며 시행했다.
로딘과 리 교수는 빈곤이나 외로움 등으로 인해 죽음을 유일한 선택지로 여기게 되는 사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환자가 자신의 존엄과 삶의 의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상담과 지원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의 MAiD 제도는 2016년 합법화되었으며, 2021년에는 자연적 사망이 임박하지 않은 경우에도 의료조력사망이 가능하도록 요건이 개정됐다. 현재 정신질환만을 유일한 기저질환으로 하는 경우는 MAiD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 예외는 2027년 3월 17일까지 연장되어 있다.
로딘과 리 교수는 의료조력사망 자체를 모든 경우에 반대하지 않지만, 환자들이 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삶의 의미와 존엄을 회복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죽음이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의료계와 사회가 환자들이 삶의 존엄과 의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돕고 있는지를 되물었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호주코리안닷컴 보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