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지난 10년간 전반적으로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유엔은 북한에 정치범수용소와 강제노동의 종식, 자의적 구금 중단, 사형제 폐지 등을 촉구하며, 첨단기술을 활용한 주민 감시와 식량 접근성 제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제81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러 측면에서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25년 6월 1일부터 2026년 5월 31일까지의 상황을 다루며, 2014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 이후의 변화도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법과 제도, 첨단기술을 활용해 주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감시체계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가의 주민 감시 역량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감시카메라와 휴대전화에 대한 감시가 확대되고 있다는 증언도 포함됐다.
유엔은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강제노동 종식을 주요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 정치적 견해나 출신 성분 등을 이유로 주민을 자의적으로 체포·구금하지 말고, 고문과 가혹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형 집행을 유예하고 궁극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할 것도 권고했다.
강제노동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 내부의 청년 노동동원 조직과 건설·생산 현장, 해외 파견 노동자 등을 언급했다. 유엔은 국제법상 금지된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종식하고,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하고 노동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식량 문제에 대해서는 생산량과 실제 주민들의 접근성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 여건이 양호해 주요 곡물 생산량이 개선된 시기에도 식량 부족이 지속됐으며, 가격 상승과 시장활동에 대한 통제, 국가의 유통 및 배급 통제가 주민들의 식량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북민 문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코로나19 이후 북한의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한국에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코로나19 이전의 약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2025년 7월부터 2026년 3월까지 한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170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151명, 남성은 19명이었다.
중국 등 제3국에서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주민들의 인권침해 위험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유엔은 강제송환된 북한 주민들이 자의적 구금과 고문, 가혹행위 등에 노출될 수 있다며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종교의 자유에 대해서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발표한 ‘북한인권 10년 평가 보고서’가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가 2014년 이후 개선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극도로 제한돼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 당국이 ‘미신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종교적 활동에 관여한 주민들이 처벌받는 사례가 보고됐다.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이 외부의 종교적 정보나 사람들과 접촉하는 행위가 확인될 경우, 북한으로 송환된 뒤 심각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증언도 포함됐다.
유엔은 이산가족과 납북자, 강제실종 문제에 대한 해결도 촉구했다. 이산가족들이 전화·영상통화·서신 등을 통해 가족과 연락할 수 있도록 하고, 납북자와 강제실종 피해자의 생사와 소재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와 가족들이 자신들에게 발생한 인권침해와 범죄에 관한 진실을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에 국제 인권규범에 따른 주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유엔 인권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효과적인 구제책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제공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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